[대구/경북]초록 마법, 푸르게 숨쉬는 달구벌

  • 동아일보

쓰레기매립장을 수목원으로… 비닐하우스촌에 생태공원… 태양열 발전
신재생에너지-생태 도시로 탈바꿈

대구 달서구 대곡동 대구수목원 전경. 1990년대 초까지 대구에서 쏟아진 생활쓰레기를 매립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대구수목원 제공
대구 달서구 대곡동 대구수목원 전경. 1990년대 초까지 대구에서 쏟아진 생활쓰레기를 매립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대구수목원 제공
“쓰레기매립장이었다는 게 믿어지질 않네요.”

최근 대구수목원을 찾았던 대학생 김진규 씨(25·대구 서구)는 “아름다운 수목원이 1990년대 초까지 생활쓰레기를 묻었던 곳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대구시가 펴는 녹색환경도시 만들기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목원이 있는 달서구 대곡동 일원 24만7000m²(7만4700여 평)에는 1986년부터 1990년까지 쓰레기 410만 t이 묻혀 있었다. 악취 등으로 시민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대구시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103억 원을 들여 매립장 위에 7m 높이 흙을 쌓은 뒤 나무와 꽃을 심었다. 조성 11년째인 수목원은 나무 15만 그루와 화초 30만여 본이 있는 대구의 대표적인 녹색공간이 됐다. 연간 17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사랑받는다.

환경부는 2005년 대구수목원을 생태복원 전국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지난해는 이곳에서 세계 식물보호 전략을 주제로 국제회의가 열렸다. 올해 환경의 날(6월 5일) 기념식은 특별히 이곳에서 열렸다. 정부가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대구수목원이 행사 장소로 뽑혔다. 김희천 관리사무소장은 “희귀·멸종 식물 복원 사업도 추진해 녹색도시 대구를 상징하는 생태탐방 명소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비닐하우스와 텃밭이 가득했던 북구 서변동 하중도(하천 가운데 있는 섬)도 쾌적한 생태공원으로 변신했다. 22만 m²(약 6만7000평), 길이 1.1km, 폭 620m인 하중도에는 요즘 유채꽃 단지가 금호강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준다. 섬 주변으로 물을 깨끗하게 하는 억새가 많아 수달과 철새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북대구 나들목 옆에는 태양열 발전시스템이 전기를 생산 중이다. 2만300m²(약 6100평)의 터에 50m 높이의 탑과 태양열 반사판 450개, 발전 터빈 등을 갖췄다. 반사판을 통해 모은 태양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하루 8시간 가동할 경우 한 달 평균 4만2000kW를 만든다. 100여 가구가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대구환경자원사업소는 쓰레기매립장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한 곳이다. 1736억 원을 들여 수목공간과 자원개발시설 등을 만들었다. 이곳은 하루 800여 t의 생활쓰레기를 매립한 땅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꿔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있다. 김부섭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대구가 녹색도시의 모범이 되도록 생태복원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 분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수목원#쓰레기매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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