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수성구-달성군 “달성공원 동물원 양보 못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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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연말 동물원 이전 방침
양쪽 주민들 “우리 지역으로” 강경

대구지역 지자체들이 달성공원 동물원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유치원생들이 조류 동물들을 관람하는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지역 지자체들이 달성공원 동물원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유치원생들이 조류 동물들을 관람하는 모습. 대구시 제공
“기반을 갖춘 곳으로 이전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수성구)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역사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달성군)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유치를 놓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93년부터 추진된 동물원 이전 사업은 지난해 11월 본격화됐다. 시설이 낡아 동물이 수난을 겪고 관람객도 감소해 더이상 미룰 수 없었기 때문. 1970년 개원 당시 1500여 마리가 있었지만 현재 700여 마리로 크게 줄었다.

대구시는 올해 말 동물원 이전을 시작할 방침이다. 1월 동물원 이전 입지선정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대구경북연구원에 맡겼다. 결과는 9월 나올 예정. 사업비 1800여억 원은 민자를 유치해 마련할 계획이지만 사업자가 없으면 대구시가 500여억 원으로 직접 추진해 2016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했던 차량을 타고 동물을 관람하는 사파리 조성은 어렵지만 숲 속에 동물을 풀어놓고 탐방로를 따라가며 체험하는 형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와 달성군이 동물원 유치에 적극적이다. 수성구의회 동물원 이전 특별위원회는 주민 1만7346명이 참여한 서명서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29일 제출했다. 수성구 곳곳에 ‘동물원은 수성구 삼덕동 구름골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다. 김삼조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대구시가 1993년 동물원을 이전하기 위해 삼덕동 일원을 공원으로 이미 지정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동물원이 반드시 수성구로 이전돼야 한다는 주민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달성군은 하빈면 대평리 등 5곳을 동물원 이전 후보지로 내세우며 유치 운동을 펴고 있다. 지난해 8월 해당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구성한 동물원 유치 추진위원회에 최근 9개 읍면의 번영회와 이장협의회가 가세했다. 3월에는 서명운동을 벌여 3000여 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동물원은 하빈면에 유치하자’는 내용의 펼침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권광수 하빈면 동물원 유치위원장은 “대구교도소가 이전되는 하빈면에 동물원이 꼭 와야 한다. 토지 매입비용이 적고 지하철2호선 종점인 문양역과 가까워 접근성도 좋다”고 주장했다.

동물원 이전이 지지부진하면서 대구의 주요 문화유산인 달성토성 복원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2010년부터 추진한 복원 사업은 지난해 국비 60여억 원을 확보했지만 동물원 때문에 진전이 없다. 강정문 대구시 공원녹지과장은 “수성구와 달성군을 포함해 10여 곳을 동물원 이전 대상지로 검토 중”이라며 “지자체 유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 30명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달성공원#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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