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인터넷 발달한 한국, 공유경제 성공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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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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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도시 서울’ 선언 박원순 시장… 공유경제 사업 CEO 3人과 대담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외국의 최고경영자 3명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존 로저스 ‘로컬모터스’ CEO,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립자, 박 시장, 믹 에블링 ‘낫 임파시블’ 재단 창립자.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외국의 최고경영자 3명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존 로저스 ‘로컬모터스’ CEO,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립자, 박 시장, 믹 에블링 ‘낫 임파시블’ 재단 창립자.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생산된 제품 등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 소비)를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세계적인 공유경제 사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대담했다.

취임 후 카셰어링(자동차 공동이용) 등 적극적으로 공유경제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박 시장과 공유경제 사업체인 ‘에어비앤비’의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공동창립자, ‘낫 임파시블’ 재단의 믹 에블링 창립자, ‘로컬모터스’의 존 로저스 CEO는 3일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공유경제 흐름에 대해 “국내에선 새롭게 등장한 분야이다 보니 법규나 제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최근 서울시가 외국인 도시민박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외국어를 잘 못하는 사람은 도시민박업을 지정받을 수 없고, 외국인에 한해서만 방을 빌려 줄 수 있다”면서 “카셰어링 역시 한국에선 자가용 자동차 임대가 법으로 금지돼 있어 개인간 자동차 공유가 불가능하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지난해 9월 서울시를 공유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나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사람과 재능까지도 공유하겠다는 선언이다. 세 분은 공통적으로 공유라는 수단이나 방식을 통해 창조적 혁신을 이룬 분들이다. 어떤 계기가 돼 이 같은 일을 하게 됐나.

▽블레차르지크=에어비앤비는 아주 우연히 창업하게 됐다. 2007년 나와 2명의 룸메이트가 살던 곳에서 디자인 콘퍼런스가 열렸다. 그때 우리는 집의 일부 방을 콘퍼런스 참석자들에게 돈을 받고 내줬는데 우리는 돈을 벌어서 좋았고 집을 빌린 사람들도 우리 집에서 묵게 된 것에 대해 만족했다. 이후 웹사이트를 구축해 우리와 같은 경험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사람만 10만 명이고 이용자가 해마다 3배씩 증가하고 있다.

▽에블링=어느 날 전신마비 아티스트와 그의 가족을 만났다. 그 가족의 소원은 자신의 아들, 형제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어떻게 대화를 나눴느냐고 물었더니 글자판을 보여 주고 그 위를 손가락으로 지나가다 보면 환자가 원하는 글자에서 눈을 깜빡이는 방식으로 대화를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는 전신마비 환자들이 눈으로 컴퓨터를 조종할 수 있는 아이라이터를 만들어 보급하게 됐다.

▽로저스=군 제대 후 할 일을 찾다가 할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자동차 기업을 설립하기로 했다. 많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했고, 고객의 주문에 맞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마이크로 팩토리를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첫 자동차의 아이디어는 한국 사람이 낸 것이다.

▽박 시장=로저스 씨는 한국에 진출할 생각이 없으신지. 서울시는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대중교통체계를 다듬고 보행자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로저스=우리가 진출하고 싶은 도시는 서울과 같이 제조기술이 매우 선진적이면서 구조적인 변화를 필요로 하는 도시다.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정부 등으로부터 진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박 시장의 제안을 받고 보니 한국에 가장 먼저 진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 시장=서울이 공유도시로 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은….

▽에블링=서울은 정보기술(IT)이 세계 최고이고 과학기술도 훌륭하다.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자신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장이다.

▽블레차르지크=에어비앤비는 최근 집중해야 할 10곳의 도시를 선정했는데 서울이 그중 하나다. 사진작가를 고용해 서울 각 동네를 촬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행객들이 원하는 동네를 연결해 주는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공유경제 흐름을 책임감 있게 선도하고 싶다.

▽로저스=젊은이들이 공유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개인의 아이디어가 특허권으로 보호받게 된 것 때문이다. 한국은 똑똑한 젊은이가 많고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충분히 공유경제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박원순#공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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