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최소한 2명 비비탄총 쏘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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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대질신문… 女상병도 총 쏴
하사 “중간에 운전자 바꿔”… 女상병 “하사가 끝까지 운전”

2일 0시경 서울 이태원에서 행인들에게 장난감 총(비비탄총·Ball Bullet)을 쏘아댄 미군은 차 안에 있던 3명 중 유일한 여성인 웬디 상병(22)을 비롯해 최소한 2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헌병대에 구금돼 있는 웬디 상병은 6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 소환돼 “차 안에 장난감 총이 있어 재미삼아 쐈다”고 시인했다. 당시 차 안에는 로페즈 크리스천 하사(26) 소유의 권총 모양의 장난감 총 3개가 있었다. 경찰은 웬디 상병 외에도 한 명 이상이 총을 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크리스천 하사와 리처드 딕슨 상병(23)은 서로 상대가 쐈다고 진술하고 있다.

용산경찰서는 이날 크리스천 하사와 웬디 상병을 소환해 약 3시간 동안 대질 조사했다. 크리스천 하사는 “이태원에서 녹사평으로 갈 때까지는 내가 운전했지만 경찰관을 칠 때는 딕슨 상병이 운전했다”며 “이태원에서 달아날 때 경찰의 삼단봉에 유리창이 깨지면서 눈을 다쳐 딕슨 상병이 대신 운전석에 앉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웬디 상병은 “처음부터 끝까지 크리스천 하사가 운전대를 잡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발포로 총상을 입은 딕슨 상병도 전날 경찰의 미군 영내 조사에서 웬디 상병과 같은 진술을 했다. 딕슨 상병은 이날 오전 9시부터 2시간 반 동안 탄환 제거 수술을 받다가 폐에 피가 차 중환자실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도주 이유에 대해 3명의 미군 모두 “경찰 조사를 받고 복귀하면 징벌위원회에 회부돼 처벌받을까 두려워 도주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들은 또 “(딕슨 상병이) 한국 경찰 총에 맞은 것이 맞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했다.

김준일·김성모 기자 jikim@donga.com
#비비탄#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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