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레밀리터리블(Les Miserables)’이 그야말로 광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조금 과장하면 원작 ‘레미제라블’을 가히 뛰어넘는 인기다.
‘레밀리터리블’은 공군 문화홍보과 공감팀이 제작한 13분짜리 영상이다. 이병 장발장이 군대에서 피할 수 없는 제설 작업을 두고 여자친구가 면회왔어도 보내야만 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소재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높아진 인기만큼 공군본부도 쏟아지는 전화와 인터뷰 요청에 더욱 바빠졌다고 한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도 영상감독인 정다훈 중위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정 중위와의 전화 통화로 영상만큼이나 재미있고 생생한 ‘레밀리터리블’의 뒷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영상감독 정다훈 중위와의 일문일답이다.
- 인터넷상에서 정말 난리입니다. 이 정도 인기 예상했나요?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할 수 있는만큼 해보자’. 그런데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어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진지하게 군대의 제설 작업에 대한 어려움을 표현하고자 만들었는데 재미로만 봐주시는 것 같아 느낌이 오묘하네요.”
- 처음에 어떤 계기로 영상을 만든건가요? “영화 총감독인 김경신 중위와 ‘레미제라블’을 봤습니다. 영화가 워낙 길다보니 후유증 같은게 있지 않습니까. 계속 머리 속에 맴돌고. 무슨 콘텐츠를 만들까 아이디어 회의를 하던 중, 저도 모르게 ‘레미제라블’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룩 다운~’ ‘룩 다운~’. 그러다 군대 용어를 넣어서 부르기 시작했다. ‘제설~’ ‘제설~’. 처음에는 웃자고 했는데, ‘아! 이거 한 번 해보자’해서 우연치 않게 기획에 들어갔죠.”
- 제작 기간과 비용은 얼마나 됐나요? “제작은 1월초에 시작해 약 한 달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일주일 동안 기획을 했고, 2주째부터는 노래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3주째 녹음에 들어갔고, 4주째 촬영과 편집을 했습니다.
비용은 100만 원정도 들었습니다. 지미집 대여비와 100여 명의 사병들 간식비 등 입니다.”
-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르던데, 성악 전공한 분들인가요? “대한민국에서 그 나이 또래에서는 제일 잘 부르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군악대에 있는 병사들과 함께 했는데, 대부분 한예종,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 성악을 전공한 훌륭한 학생들입니다.
이병 장발장 역을 맡은 이현재 병장(24)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고, 자베르 역의 김건희 병장(28)은 독일 쾰른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습니다. 또 홍일점 이민정 중위는 계명대 성악과를 졸업했고요.”
- 촬영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촬영 내내 재밌었죠. 일단 가사가(웃음). 노래는 진지한데 가사가 ‘제설~’ ‘제설~’이라서 녹음 내내 웃었습니다. 그러나 NG는 한 번도 안 났어요.
연습 전까지는 엄청 웃었지만, 군대는 한 번하면 딱 해야되서요. 70~80명이 한꺼번에 촬영에 동원되니까 리허설을 많이하기도 했습니다.”
- 장발장과 바베르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요? “이현재, 김건희 병장은 인터넷을 못하고 있습니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간부들이 조금씩 말해주니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다른 영화 패러디할 생각은 없냐’는 반응이 많아요. “아, 함부로 말하면 안되는데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됩니다. 알잖아요. 며칠 뒤면 인기가 수그러 들어서 우리 영상 다 잊을 겁니다. 근데 또다시 만들면 ‘에이~ 저번보다 별로다’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죠.
물론 만들고는 싶습니다. 병사들이 너무 잘해줘서 자신감도 많이 얻고 부담은 되지만 생각은 있습니다. 이미 아이디어도 몇 개 나오긴 했지만 패러디로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후속작을 원하는 네티즌들이 많은데 빨리 만나볼 수 없을까요? “메이킹 필름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원래는 계획에 없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서 해야될 것 같아요. 그런데 빨리는 안되고요. 한달 정도는 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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