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잘 팔리는 겨울용품… 판매 ‘끓는점’은 다 다르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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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도엔 머플러, 영하 10도엔 장갑, 영하 15도엔 내복 불티

직장인 김민경 씨(31)는 2일 발열내의와 장갑을 샀다. 지난해 12월 첫 한파 때 마련한 양털 부츠를 신고 거위털 패딩점퍼를 껴입어도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추위는 견디기 어려웠다. 김 씨는 “뭘 입어도 추워서 발열내의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는 한파가 몰아친 1, 2일 이틀 동안 초콜릿이 평소보다 30% 이상 더 팔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초콜릿은 고열량 식품인 데다 입에서 녹으면서 따뜻한 느낌을 줘 추울 때 잘 팔린다”고 전했다.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모든 겨울용품이 똑같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은 기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영하 5도일 때와 영하 10도일 때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달라진다.

○ 영하 5도에 패딩, 영하 15도에 내복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 매장의 장갑 코너에 유독 손님이 몰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영하 1∼5도에서는 머플러가 잘 팔리고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면 장갑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2일 장갑 매출은 전년 대비 25.6% 늘었다. 12월 전체 매출 신장률 7.5%보다 높은 수치다.

구스다운(패딩)은 온도가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갈 때 매출이 급증한다. 제일모직 빈폴아웃도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의 경우 기온이 영하 5∼6도로 떨어졌을 때 구스다운 제품의 판매가 전날보다 10∼15% 늘었다. 12월의 평균기온은 0∼1도다. 대표적인 겨울 상품인 내복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시점부터 매출이 늘다가 영하 15도 정도의 맹추위가 오면 눈에 띄게 급증한다. 비비안은 내복 매출이 1, 2일 이틀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8% 늘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2003년부터 겨울 기온 변화와 매출 동향을 살펴본 결과 10월부터 이듬해 2월 월별 평균 기온이 1도 내려가면 백화점 의류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 한파에는 초콜릿, 양주가 인기

편의점에서는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 두유, 초콜릿, 원컵음료(종이컵에 담아 파는 뜨거운 음료), 꿀차, 핫팩 등이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0∼12월 제품별 매출지수를 분석한 결과다. 매출지수는 특정 기간의 하루 평균매출을 ‘100’이라고 할 때 특정한 날의 상대적 매출을 표시하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평균보다 많이 팔렸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겨울철 먹을거리인 찐빵과 어묵은 최저기온이 4도일 때 매출지수가 100을 넘고, 영하 6도가 되면 최고조에 도달했다. 두유와 초콜릿은 최저기온이 3도일 때 매출지수가 100을 넘었고 영하 9도일 때 가장 많이 팔렸다. 양주는 최저기온이 1도 이하일 때부터 매출이 늘기 시작해 영하 6도에서 가장 잘 팔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양주는 특히 겨울철에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시기마다 잘 팔리는 제품이 달랐다. 이마트에서 11월 1일∼12월 27일 겨울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석유·가스히터, 전기요 등은 한파가 닥치기 전에 매출이 급증했다. 온수매트와 전기매트는 11월 1∼15일에 전체 매출의 44.7%, 41.0%가 각각 몰렸다. 장갑, 머플러, 썰매나 스키복 등 스키용품은 12월에 폭설이 오면서 매출이 늘었다.

김현수·강유현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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