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사랑의 수은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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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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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대선 겹치며 개인-단체 기부금 줄어
‘희망 2013 나눔캠페인’ 광주-전남 모금액 30%대

훈훈한 ‘사랑의 쌀’ 몰아닥친 한파와 장기간의 침체된 경기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광주 북구청 광장에서 구청직원들이 광주 옥외광고협회 북구지부 회원들이 기증한 백미 100여 포를 홀몸노인과 장애인 가구에 전달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훈훈한 ‘사랑의 쌀’ 몰아닥친 한파와 장기간의 침체된 경기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광주 북구청 광장에서 구청직원들이 광주 옥외광고협회 북구지부 회원들이 기증한 백미 100여 포를 홀몸노인과 장애인 가구에 전달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사랑의 행복 눈금을 올려 주세요.”

지난달 모금을 시작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행복 눈금’이 좀처럼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밑 온정이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희망 2013 나눔캠페인’을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5일까지 한 달간 접수한 성금은 9억552만1258원. 목표액 25억8000만 원의 35%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09∼2011년 모금 캠페인 때처럼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캠페인에서 4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김보미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 주임(28·여)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는 목표액의 50%를 채웠는데 올해는 눈금이 더디게 올라가고 있다”며 “경기 불황에다 대선이 겹치면서 개인과 자생단체의 기부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남사회공동모금회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25일 현재 모금액이 18억9267만6000원으로, 온도가 30.4도(1도는 6220만 원)에 불과하다. 앞으로 남은 한 달 동안 43억 원 이상을 더 모금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마다 연말이면 3억∼4억 원 이상을 기탁하던 법인조차 올해는 소식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44% 수준이던 법인 기탁액이 올해는 20%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출향 인사들의 후원이 줄어 경기 침체의 영향을 실감하고 있다. 박동영 모금팀장은 “올해는 대선 기간을 감안해 캠페인을 1주일 앞당겨 시작했는데 모금액이 저조해 답답하다”며 “소액이라도 가두캠페인이나 ARS 모금에 참여해 온도를 올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웃사랑을 나누려는 작은 온정은 이어지고 있다. 26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사는 한 시민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생후 30일 된 아들에게 특별한 ‘기부 선물’을 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아들의 이름으로 2099년까지 매달 2만 원씩 자동이체하는 약정을 한 것. 자치단체에도 영하의 추위를 녹이는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6일 담양군의 한 업체가 광주 북구에 가래떡 780상자를 보내왔다. 업체 대표는 ‘기업활동으로 얻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뜻과 함께 가래떡을 보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5일에는 북구 용봉동의 한 업체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달라’며 백미 100포(1포당 20kg)를 전달해 오기도 했다. 광산구에는 연탄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모 공기업이 1가구에 각 300장씩 52가구에, 한 대기업이 300장씩 62가구에 기부했다. 또 모 대형마트가 11가구에 300장씩의 연탄과 난방용품 120세트를, 광주여대는 300장씩 11가구에 온정의 연탄을 배달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희망 2013 나눔캠페인#사랑의 행복 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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