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많이 벌수록 많이 낳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공무원 등 공공부문 근무 여성 사기업 여성보다 자녀 많아

여성의 월급이 많으면 둘째 자녀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공무원 등 공공 부문에 근무하는 여성의 자녀 수가 일반 기업에 다니는 여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현식 김지연 부연구위원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저출산 고령화 대응 학술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여성의 근로조건과 출산력)를 발표한다.

논문에 따르면 임금이 많은 여성이 저임금 여성보다 자녀를 많이 낳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노동패널 자료(1998∼2008년)를 이용해 15∼49세 여성의 ‘둘째 자녀 조출생률’을 분석한 결과 월급 200만 원 이상인 여성 1인당 3.197이었다.

조출생률은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이 숫자가 100만 원 이상∼200만 원 미만은 2.193, 100만 원 미만인 경우는 1.080이었다. 200만 원 이상인 여성이 둘째 아이를 가질 확률이 100만 원 이하보다 세 배 정도 높은 셈이다. 조출생률과 별개로 정부는 가임기 여성(15∼49세)이 낳는 출생아를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을 파악해 공식통계로 사용한다.

고용 형태도 영향을 미쳤다. 정규직 여성의 둘째 자녀 출생률은 2.090인 반면 임시 일용직은 1.234명에 불과했다.

김현식 부연구위원은 “여성의 임금이 높을수록 가정소득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아이를 키울 베이비시터를 구하거나 시설에 보낼 수 있다. 그만큼 둘째 이상을 출산할 확률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공무원처럼 공공 부문에 근무하는 여성의 평균 자녀 수가 민간 부문에 종사하는 여성보다 0.67명 더 많다고 나왔다. 명지대 우석진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노동패널 2007년 자료에서 30대 여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우 교수는 “상대적으로 경력 단절의 위험이 덜한 공공 부문 여성의 출산율이 높다는 점이 통계적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에 다니는 여성일 경우 ‘출산=부담’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크다는 뜻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지 10년째를 맞아 기획됐다. 저출산과 고령화 분야와 관련해 총 37개 논문이 발표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맞벌이#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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