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작업선 전복사고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차가운 바닷속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실종 고교생 부모 오열

“크리스마스 전에는 집에 온다고 했는데….”

16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병원 ‘울산 작업선 전복 사고’ 사망·실종자 합동분양소에는 이 같은 넋누리가 이어졌다. 14일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사고로 실종된 홍성대 군(19·사진)의 아버지 홍경표 씨(48)는 “아들이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홍 군은 전남 순천의 전문계 고등학교 전자상거래학과 3학년으로 실습을 위해 사고 선박에 올랐다 변을 당했다. 이번 사고로 사망·실종된 12명 가운데 유일한 고교생이다.

홍 군은 동급생 2명과 함께 10월 22일 울산으로 실습을 왔다. 다른 동급생과 함께 배에서 타설 작업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실습생들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의 회사 숙소에서 공사 현장까지 이동해 매일 7시간 정도 일했다. 식사는 대부분 배에서 해결했다. 두 달 동안 고향집에 다녀온 건 한 번. 학교에서 배운 컴퓨터 관련 전공을 살릴 수 있다는 만족감에 열심히 일했다고 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홍 군 가족들은 “생존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성대가 다른 사람에게 ‘배가 전복되고 있으니 빨리 대피하라’고 이야기하며 배 안을 돌아다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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