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核공격 가능… 더 노골적 도발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北 장거리 미사일은 南공격용과 무관?
■ ‘은하3호’ 오해와 진실

“북한 ‘은하3호’를 삼성전자가 만들었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용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한 뒤 일부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다. 삼성이 만든 ‘갤럭시(Galaxy·은하수) S3’와 은하3호의 뜻이 같다는 데 착안한 우스갯소리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런 유머를 포함해 온갖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개중에는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 발사가 왜 우리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이냐’는 등 사실관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글이 많다. 괴담에 가까운 소문들도 떠돌고 있다.

○ “‘나로호는 되고 北 로켓은 안 되나”

전문가들은 “같은 총이라도 경찰과 범죄자 중 누가 갖느냐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한다. 핵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은 은하3호에 싣기만 하면 전 세계를 핵 사정권에 둘 수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은 핵무기 기술이 없고, 북한과 달리 핵확산금지조약 등 국제 규범을 준수하고 있어 로켓 기술이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없다. 한기범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에선 광명성3호 대신 핵탄두를 싣고 발사각만 조정하면 북미 대륙의 전부를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로켓을 쏠 수 있는 기술은 중·단거리 미사일 운영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도 위협적이다. 실제 2단 발사체로 구성된 나로호보다 3단 발사체로 구성된 은하3호의 기술이 더 앞선다. 나로호가 추력 170t, 무게 140t인 것에 비해 은하3호는 추력 120t, 무게 90t 정도다. 무게와 추력이 적어도 100kg 무게의 위성을 인공위성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북한은 1998년 사거리 3000km 이하의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했는데, 장거리 로켓을 개발하면서 엔진 기술이 더욱 정교해졌다는 것이다.

○ “평화 목적 위성 발사라는데…”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의 이유로 내세운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도 궤변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위성 발사 전에는 대부분의 국가가 활용 목적과 제원 등을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과 달리 북한은 이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든다. 또 우주에서 위성의 각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최소 500kg 이상은 돼야 하는데, 이번에 장거리 로켓에 실어 보낸 위성은 100kg 정도에 불과하다. 순수한 위성 개발이 목적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와 1718호를 위반하고 주변 국가와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감수하며 강행할 이유도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 발사’가 눈속임용이라는 지적이 따르는 이유다.

○ 괴담 수준 음모론들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퍼지고 있다. “세종대왕함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94초 만에 파악한 것은 우리 군사력이 북한에 뒤진다는 방증”, “잔해 찾기 과정이나 결과를 숨기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잔해는 소유권에 대한 국제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 있고, 추진연료와 핵심 부품 등이 중요한 군사 정보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지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세종대왕함이 이를 포착하는 데에도 시간차가 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나로호 발사는 소홀히 하면서 북한만 돕고 있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소련 붕괴 뒤인 1990년대 초 북한으로 간 러시아 과학자들이 개인적으로 개발에 참여할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한국 로켓 발사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도울 이유는 없다”라고 일축했다.

[채널A 영상] 韓 나로호는 되고 北 로켓은 안된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은하3호#장거리 미사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