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청소 행정’… 대구 남구 ‘아름다운 골목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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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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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호평 쏟아져

임병헌 대구 남구청장(가운데)이 지난달 26일 봉덕동 구민운동장 인근에서 직원, 주민들과 함께 쓰레기를 줍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임병헌 대구 남구청장(가운데)이 지난달 26일 봉덕동 구민운동장 인근에서 직원, 주민들과 함께 쓰레기를 줍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대구 남구 대명6동 주민 남순화 씨(49·여)는 즐겨 취미처럼 집 앞을 청소한다. 중앙시장 입구인 집 주변은 온갖 쓰레기가 뒹굴곤 했지만 그가 앞장서서 치우는 덕분에 아주 깔끔해졌다. 이웃과 시장 상인들은 “동네 얼굴을 살린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며칠 전 눈이 왔을 때는 남 씨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재빨리 치웠다. 남 씨는 남구의 ‘아름다운 골목 만들기 사업’에 참여 중이다. 올해 처음 도입한 이 사업에는 70여 가구가 동참했다. 남 씨는 “집 주변 거리가 말끔해지니 이웃과 대화도 많아져 정이 더 생긴다”고 했다.

대구 남구의 청소행정이 빛을 내고 있다. 남구는 최근 대구시의 청소행정 종합평가에서 8개 구군 가운데 1등을 차지했다. 2006년부터 6년 연속 1등이다. 남구는 올해 상금 1억 원을 포함해 6년 동안 청소를 잘해 받은 상금이 5억5000만 원이나 된다.

남구는 △청소 신속 대응팀 운영 △주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골목 만들기 △폐기물 투기 재발 집중단속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버리는 가구 재활용하는 목공방 등 11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깨끗한 생활환경과 쓰레기 감소, 자원 재활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남구가 ‘청소 잘하기’를 주요 정책으로 삼은 배경은 “주택가에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주민들의 불만 때문. 임병헌 구청장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남구(15.9%, 전국 평균 52.2%)가 무리하게 대규모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주민의 피부에 와 닿는 행정 서비스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2006년부터 매일 오전 6시면 환경미화원들과 현장을 돌며 청소 상태를 살폈다.

남구는 2007년 청소행정 최우수 포상금 1억 원으로 삼륜차(바퀴 세 개 달린 오토바이) 27대를 구입해 골목을 다니며 쓰레기를 치웠다. 이 삼륜차는 주택가 골목이 많은 남구에 안성맞춤이었다. 쓰레기 악취 제거 약품도 개발하여 식당 등에 나눠줘 호응을 얻었다. 올해 만든 청소 신속 대응팀은 환경미화원들이 오후 3시 퇴근해 발생하는 쓰레기 수거 취약시간대(오후 2∼11시)에 일한다.

이런 노력으로 “남구에는 쓰레기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환경미화원 이재윤 씨(38)는 “일이 많아졌지만 깨끗해진 거리를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주민들도 많이 격려해줘 힘이 난다”고 말했다. 남구는 매년 우수미화원을 선발해 외국 견학까지 보내주고 있다.

남구의 청소 잘하기는 다른 업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행정안전부와 국토해양부 등의 사업 평가에서 30여 개 분야가 성과를 거둬 상금 26억6400만 원을 받았다. 임 구청장은 “남구 어디에도 지저분한 곳이 없으면 주민들 마음도 쾌적할 것”이라며 “모든 행정을 청소하듯 깔끔하게 처리해 청소가 왜 행정의 기본인지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중앙시장#청소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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