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지방대 편견, 도전과 열정으로 날려버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이권효 사회부 기자
이권효 사회부 기자
“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 ‘나는 될 놈이다’고 마음먹으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능력도 평균 이하이고 부족한 게 너무 많아 노력하지 않으면 나의 꿈, 나의 미래가 어디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죠.”

계명대 호텔관광학과 4학년 박범진 씨(26)는 며칠 전 출간한 ‘거북, 발품 팔아 뉴욕 가다’를 쓴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18개월 과정의 미국인턴십에 어렵사리 참가한 일을 계기로 대학생활을 개척하는 과정을 담았다. ‘거북’은 처음엔 토끼보다 늦지만 우직하게 기어가 결국 목표를 이룬다는 의미로, ‘발품’은 끈기와 노력 외는 믿을 게 없다는 뜻에서 제목에 넣었다.

박 씨는 이 책에서 대학에 입학한 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지를 일기처럼 솔직하게 보여줬다. 기회가 언제 자기 앞에 불쑥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확신과 그에 따른 노력이 가득하다. 대학생이면 경제적으로도 독립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는 악착같은 모습도 뭉클하다.

올해 9월에는 계명대를 졸업한 김도윤(31) 제갈현열 씨(30)가 ‘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를 펴내 관심을 모았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편견을 이겨내기 위해 오직 실력을 무기로 원하던 분야에 취업과 창업을 하게 된 내용이다. 제갈 씨는 10월 20일자 동아일보에 기고한 ‘안정만 찾는 피어나지 않은 청춘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후배 지방대 학생을 향해 “스스로 낮추지 마라. 어금니 꼭 깨물고 부닥치면 성취가 있다는 것을 이미 부닥쳐본 필자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썼다.

지역 대학가에도 “서울의 대학생은 노력하지 않아도 잘되고 지방의 대학생은 노력해도 안 된다”는 식의 패배주의 분위기가 적지 않다. 박 씨 등의 도전과 열정, 실력은 그런 생각이 핑계나 구실에 불과하다는 소중한 메시지를 던진다. 출신 대학을 보지 않고 도전정신과 열정을 채용 기준으로 삼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처럼 열정과 실력으로 지방대에 대한 낡은 편견을 당당하게 날려버리는 사례가 많아지는 게 진정한 지방대 살리기 아닐까.

이권효 사회부 기자 boriam@donga.com
#지방대#계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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