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공교육활성화 최대 걸림돌은 전교조”… 이수호 “MB정부 고교선택제 탓에 서열 난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7일 03시 00분


■ 서울교육감 후보 TV토론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진행된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후보자 TV토론에 앞서 후보자들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이상면, 남승희, 이수호, 문용린, 최명복 후보.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진행된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후보자 TV토론에 앞서 후보자들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이상면, 남승희, 이수호, 문용린, 최명복 후보.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공교육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였습니다. 이수호 후보는 위원장까지 지내셨습니다.”(문용린 후보)

“전교조는 참교육을 위해 교사들이 희생하며 나섰던 단체입니다. 전교조 교사가 담임이 되면 학부모들이 너무 좋아합니다.”(이수호 후보)

서울시교육감 재선거(19일)를 앞두고 후보 간의 TV토론이 6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처음 열렸다.

선관위는 교육계 전문가와 유권자 여론조사를 걸쳐 △공교육 활성화 △고교 다양화 및 특성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확립 △방과후학교 등의 4가지 주제를 정했다. 후보들은 이를 중심으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첫 주제는 혁신학교였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정책 중 하나였다.

이수호 후보는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처럼 만들겠다”고 했다. 우파 후보들은 혁신학교의 주체가 전교조라면서 일제히 공격했다. 문용린 후보는 “그동안 정치가 교육에 관여한 게 전교조 때문이었다. 정치와 부패로부터 교육을 보호하는 데서 공교육 정상화가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남승희 후보도 “혁신학교에 2억 원을 주는 건 특혜”라고 거들었다.

고교선택제에 대해 이 후보는 곽 전 교육감처럼 반대했다. 이 후보는 “선택을 넓힌다는 미명 아래 서열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자율형사립고는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고교선택제는 서로 다른 꿈과 소질을 펼칠 수 있는 제도”라고 맞받아쳤다.

주제가 학생인권조례로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달라 올랐다. 문 후보는 “교권까지 침해받는데 어떻게 그대로 둘 수 있겠느냐”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이 후보는 “학생들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게 돕는 게 교육이다. 문 후보처럼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면 아이들이 제대로 자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마지막 주제인 방과후학교에 대한 토론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후보는 “지역 사회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영화하자”고 했고, 문 후보도 “사교육비를 경감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쳤다.

후보 간 비방도 거셌다. 이상면 최명복 남승희 후보는 문 후보가 교육업체인 대교의 연구책임자를 맡은 이력을 지적하다가 사회자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최 후보는 “문 후보는 민주당 정권 때 교육부 장관을 했고, 지금은 주변 사람들 덕분에 보수 단일 후보가 됐다”고 주장했다.

토론이 끝난 뒤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두 시간 안에 후보들이 모든 주제에 대해 얘기하느라 심도 있는 토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규식 서울 성일중 교장은 “토론회가 후반으로 가면서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는 방향으로 흘러 아쉬웠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경희 씨(52·서울 노원구)는 “선거에 대한 관심이 덜한 상황에서 후보 5명이 짤막짤막하게 의견을 밝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A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사실상 양강 구도로 선거가 진행되는 중인데 5명이 함께 나오다 보니 심도 깊은 얘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식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없어 후보를 모두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방송국의 시간문제로 더이상의 TV토론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예나·김도형 기자 yena@donga.com
#문용린#이수호#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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