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KU, 건국대]송희영 총장 “세계 100대 대학 추진… 변화, 주변서 벌써 느낍니다”

  • 동아일보

송희영 19대 총장에게 듣는다


이제 3개월 정도 지났다. 그런데 벌써부터 “건국대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9월 건국대 제19대 총장으로 취임한 송희영 총장(64). 그는 29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총장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국대는 학교 발전에 필요한 자원을 많이 갖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제는 19만 동문을 포함한 학교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모아 더 큰 도약을 이뤄 나가겠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건국대가 외형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2016년까지 국내 5대,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달려가겠다는 것이 그의 야심 찬 포부다. 또 누구나 오고 싶은 대학, 학생이 행복한 대학, 동문이 자부심을 갖는 대학, 교수가 연구하고 싶은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간 경쟁 강화로 대학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학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대학혁명’이란 책을 읽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8년 동안 총장을 지낸 제임스 J. 두데스탯이 쓴 책이다. 내용 중에 ‘대학에서의 변화는 한 사람이 죽어야 생긴다’는 말이 있다. 요즘 실감한다. 대학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데 어려움과 장애가 너무나 많다. 그래도 하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나 가급적 누구를 죽이는 게 아닌, 설득과 화합으로 ‘발전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나 또한 그렇게 할 것이다.”

― 그렇다면 앞으로 건국대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고, 그 핵심은 무엇인가요.

“서울캠퍼스와 글로컬캠퍼스의 교육 목표를 다르게 설정해 투 트랙으로 운영하려 한다. 글로컬캠퍼스는 당장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용 학문을 중점적으로 교육해 학생들이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면 서울캠퍼스는 다른 대학에 없거나 국립대학을 포함해 다른 대학들이 하지 않는 5∼6개 분야를 차별화해 대한민국에서 선도적인 학과로 키워 나갈 방침이다. 수의학이나 부동산학, 무역통상과 경영학, IT와 첨단공학, 문화예술과 디자인 등에서 선택과 집중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서울캠퍼스에서 실용교육을 등한시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심화된 연구와 실용교육을 적절히 안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텔리전트 캠퍼스(Intelligent Campus)를 만들겠다. 첨단시설을 갖춘 신공학관을 신축하고, 건국사이버대 설립도 추진하겠다. 유비쿼터스 산학협력체계도 구축하겠다. 우수한 교원도 계속 확충하겠다. 이러한 계획들이 순조롭게 달성되면 건국대는 자연스럽게 오고 싶은 대학, 존경받는 대학이 될 것이다.”

― 학교발전 계획이 인문학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문학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인생과 삶 자체에 연계된 학문이지 않은가. 그러나 인문학도 너무 홀로 나아가려 하면 곤란하다. 첨단과학과도 융합해야 한다. 스마트폰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기들도 이젠 기계가 아닌 예술품이다. 문학을 하면서 자동차까지 만드는 융합의 시대다. 인문사회와 자연과학 첨단기술을 융합하는 방법을 고민하겠다. 예를 들어 인문학을 전공한 학생들도 로봇 개발팀에 합류할 수 있고, 이공계 학과 졸업생들도 홍보 분야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인성교육과 첨단교육을 조화롭게 병행해 나가겠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인재를 키우고 싶은 건가요.

“건국대 출신 인재들의 사회적 평판이 매우 좋다. 넓은 호수를 낀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교시인 성신의(誠信義)가 몸에 익어 심성이 좋고 성실하며 신의가 두텁다. ‘독불장군’이 없다. 어느 조직에서나 적응도 잘 한다. 정치대학으로 출발해 정관계에도 인재가 많고 농축산업에서부터 최근엔 첨단 과학분야까지 많이 진출했다. 앞으로는 인문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자연과학이든 영역의 장벽을 허물고 통합교육 및 교양교육의 강화를 통해 복잡한 문제에 체계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천후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고 싶다. 이를 위해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융복합 교양과목을 개발하겠다.”

― 내년에 반값 등록금 등으로 대학 재정이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란 얘기다. 강제적인 등록금 인하와 국가 지원을 연결시키는 건 비민주적이다. 물론 등록금은 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문제다. 당연히 인하 방법에 대해 고민은 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인하는 반대다.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다양한 수익사업과 발전기금 모금 캠페인 등으로 학교 재정을 확충해 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찾겠다. 30년 이상 건국대에서 봉직한 경험을 살려서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

:: 송희영 총장 ::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주오(中央)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건국대 상경대학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1991∼1996년 기획조정처장 3차례, 1998∼2000년 부총장을 역임했다. 미국 UC 데이비스 객원교수와 일본 주오대학 객원교수, KBS 객원해설위원, 한국무역학회장 등을 지냈고 현재 한국관세학회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