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빈곤아동 비율 수도권 최고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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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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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GCF 사무국 유치 등 희망뉴스도 있지만…
■ 市, 초록우산과 캠페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가 올해 5월 강화에서 개최한 빈곤 및 소외 아동 희망 캠프. 참가 학생들이 봉사 대학생과 어울리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가 올해 5월 강화에서 개최한 빈곤 및 소외 아동 희망 캠프. 참가 학생들이 봉사 대학생과 어울리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사례 1

엄마 및 두 동생과 함께 사는 유지수(가명·15) 양. 아버지는 외도로 별거 중이고 어머니는 정부지원금과 부업으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다.

유 양의 어머니는 닭장 청소에서 매장 카운터 보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지만 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재래식 화장실을 쓰는 유 양의 집은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목욕시설도 없다. 방 두 개 가운데 하나는 곰팡이가 심해 네 식구가 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이사를 가고 싶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보증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유 양은 유치원 선생이란 꿈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사례 2

이예진(가명·17) 양은 지체장애인 어머니와 둘이 산다. 이 양도 2006년 난소암 판정을 받은 상태. 3년간의 수술과 치료로 지금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호르몬약을 투약하고 있다.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는 이 양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빈병과 폐지를 주워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이 양의 꿈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을 해 힘든 어머니를 쉬게 해주는 것이다. 이들은 60여 년 동안 아동복지사업을 해오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가 돌보는 학생이다.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자유구역 세 곳과 인천국제공항을 끼고 있는 인천. 녹색기후기금(GCF) 유치로 ‘글로벌 도시’를 표방하지만 화려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빈곤아동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인천이다.

2011년 인천의 아동 수는 63만5388명, 이 중 2.8%인 1만8062명이 빈곤층 아동이다. 서울은 199만540명의 아동 가운데 2.2%(4만3915명), 경기도는 284만7676명 중 1.6%(4만5859명)가 빈곤 아동이다.

더욱이 인천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이혼 등 가정 해체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년소녀가정과 위탁가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이른바 ‘빈곤 가정’이 늘고 있다. 시에 따르면 10월 현재 소년소녀가정 26가구, 조손가정 및 대리양육가정 610가구, 한부모가정(모자) 5117가구, 한부모가정(부자) 1067가구, 친인척가정 위탁 207가구, 일반가정 위탁 43가구 등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가구가 707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 가정의 아동은 심각한 교육기회의 불균형 속에서 상대적 허탈감에 빠지기 일쑤다. 열악한 학습환경 탓에 학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 자칫 빈곤의 대물림으로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아동전문가들은 방치된 빈곤 아동은 성인이 된 후 따돌림에 대한 반항으로 사회를 위협하는 불안정한 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에 공감한 인천시는 초록우산 인천지역본부와 함께 빈곤 아동과 소외 아동에게 ‘희망 날개’를 달아주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3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는 빈곤 가정과 빈곤 아동을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나근형 인천시교육감, 어린이재단 고두심 홍보대사 등이 참석해 ‘희망 날개 캠페인’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인천시와 초록우산은 11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간 2억8767만7000원을 모금해 소외계층 아동을 돕기로 했다. 이는 인천시 인구인 287만6770명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희망날개 후원은 캠페인 홈페이지(www.childfund-incheon.or.kr)에서 5000원부터 가능하다. 032-875-7010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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