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강단에 못 선 검찰총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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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국보법 수사 항의 피켓시위… 고려대 예비법조인 대상 강연 취소

한상대 검찰총장이 22일 모교인 고려대에서 특별 강연을 할 계획이었으나 반대 시위에 밀려 일정을 취소했다. 한 총장은 이날 낮 12시 고려대 신법학관 5층 강당에서 ‘젊은 법조인들이여.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을 비롯한 모교 후배들을 상대로 특강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강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수사에 항의하는 진보신당 고려대 청년학생위원회와 문과대 학생회 소속 등 대학생 10여 명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부실수사 달인 한상대’ 등 한 총장과 검찰에 대한 조롱의 내용이 담겼다. 학생들의 피켓시위에 학교 측이 부담을 느껴 한 총장에게 강의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진보신당 당원인 김정도 씨(21·동국대 불교학과)는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메시지에 ‘장군님 만세’라는 메시지를 붙여 북한 정권에 대한 조롱의 의미로 리트윗(RT) 했다가 11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23일 경찰청 보안수사대의 소환조사에 응할 예정인데 무리한 검경의 국가보안법 수사와 관련해 한 총장의 입장을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노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강의 시작 시간이 10분을 넘어가자 특강을 듣기 위해 모인 학생 50여 명에게 “불가피한 일정 문제 때문에 검찰총장 특강이 취소됐다”며 “다시 자리를 마련할 테니 양해해 달라”고 사과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한상대 검찰총장#대학 특강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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