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룸살롱 운영 ‘성매매 황제’ 불법수익 몰수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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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검찰 요청 수용

룸살롱업계의 기린아로 통했던 김모 씨 형제가 2010년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세울
스타즈 호텔에 있는 국내 최대의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룸살롱업계의 기린아로 통했던 김모 씨 형제가 2010년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세울 스타즈 호텔에 있는 국내 최대의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성매매로 벌어들인 돈은 모두 환수하겠다.’

8만8000여 건의 성매매를 알선해 61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국내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의 업주 김모 씨(52·구속)에 대해 검찰이 재산 몰수 절차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법원에 △(YTT가 입주해 있는 건물인) 세울스타즈 호텔과 터 △YTT 법인 명의 신용카드 결제 계좌 △김 씨 측 소유 아파트 2채 등을 김 씨 형제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YTT에서 약 2년간 8만8000회에 걸쳐 대규모 성매매가 이뤄졌다는 검찰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10일 밝혔다.

대한민국 최고의 룸살롱 황제로 군림했던 김 씨와 그 동생이 ‘부끄러운 범죄자’로 몰락한 배경으로 검경 갈등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비리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룸살롱 업계 전반을 덮치면서 김 씨 형제도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이다.

김 씨 형제는 룸살롱 업계에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30년 전 강남 유흥업계 밑바닥에서 일을 시작한 김 씨 형제는 점차 규모를 불려 갔다. 그러다 2001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 H호텔 지하 1, 2층에서 C룸살롱을 운영하면서 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룸 60개에 여종업원 200명이 근무하면서 성매매까지 가능한 업소였다고 한다. 미모 상위 10% 이상인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텐프로’ 업소는 아니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김 씨는 극심한 업계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렸다. 놀라울 정도로 세력이 커진 김 씨 형제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서울 논현동에서 땅을 사들인 뒤 2010년 세울스타즈 호텔을 지었다. 호텔을 짓는 데는 수백억 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관광진흥법상 1등급(4성급) 호텔이지만 관광객 대신 성매매 고객 위주로 운영됐다.

거물이 된 김 씨는 경영 현장에서 물러나고 동생이 영업을 총괄했다. 이곳에 지하 3개 층을 통틀어 182개 룸, 여종업원 1000명, 연 이용 인원이 20만 명, 연매출 300억 원의 아시아 최대 룸살롱 왕국을 건설했다. 손님들은 비밀 통로로 호텔 위층으로 올라가 자신과 함께 술을 마신 접대부와 성매매를 하는 이른바 ‘풀살롱’ 서비스를 누렸다고 한다. 밤 10시 이후면 호텔 객실 169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고 한다. 김 씨는 운영 수익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김 씨의 부인 명의로 돌렸다.

형제는 극심한 경쟁 업체 간 음해로 망하는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도 단속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씨의 영업 노하우와 인맥 덕이었다. 김 씨는 평소 “나는 거리의 돌쇠다.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흥업소를 잘한다는 말은 경찰뿐 아니라 구청과 소방서 곳곳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라며 “김 씨는 ‘나를 도우면 꼭 보답하겠다’는 풍모를 보이며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김 씨를 비호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지난해까지 탄탄대로를 달리던 김 씨 형제가 벽에 부닥친 것은 올해 초다. 국세청이 YTT를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가 하면, 3월에는 한 남성 이용객이 룸살롱 여직원이 물건을 훔쳤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성매매 혐의가 드러나 바지사장 박모 씨가 약식 기소됐다.

결정적 타격은 검찰이 또 다른 ‘룸살롱 황제’ 이경백 씨(40)의 경찰관 뇌물 상납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부터다. 서울 강남구 논현지구대 경찰관의 뇌물 상납 의혹을 캐던 검찰은 이들에게서 “김 씨 형제에게서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결국 검찰은 80여 개 룸살롱에 대한 리스트를 확보한 뒤 가장 규모가 큰 YTT에 정면으로 칼을 겨눴다. 김 씨 형제는 지난달 초 성매매와 탈세 혐의로 모두 구속된 상태다.

형제를 구속한 검찰은 성매매로 얻은 막대한 수익을 환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요청해 승인을 얻었다. 검찰 수사 외에도 국세청이 김 씨 형제에 대해 거액의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어서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씨 형제와 YTT 직원들은 모두 김 씨가 YTT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재산 몰수를 피해 가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김 씨 형제가 업계의 황제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검찰과의 승부가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채널A 영상] ‘YTT’ 이름 그대로 어제오늘내일 불법 저질러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YTT#불법수익 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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