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에 검찰출신 아닌 ‘젊은 여성법관’ 제청한 배경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0일 1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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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전 대법관 후임에 여성 부장판사 천거

'기수문화보다 다양성 더 중시' 분석도

대법관 후보자로 여성 대법관이 임명 제청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10일 신임 대법관 후보자로 김소영(47·여·사법연수원 19기)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역대 네 번째 여성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된 김 후보는 애초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이 후보로 올랐다가 적격성 시비 끝에 중도 사퇴한 자리에 천거됐다.

원래 이 자리는 박근혜 캠프인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으로 옮겨 간 안대희 전 대법관의 후임이다. 법조계에서는 안 전 대법관 이전부터 검찰 출신 인사의 몫으로 남겨진 자리라는 관행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검찰 출신 인사가 후보자로 제청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김 부장판사를 포함한 4명의 후보군에 들었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은 최근까지도 비공식 석상에서 "대법관 후보로 올릴 만한 여성 법관의 수가 너무 적다"며 여성 대법관 후보에 대한 회의적인 인상을 줬다.

그러나 검찰 출신 대법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남성 중심 대법원 구성의 획일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검장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다운계약, 세금탈루, 아들 병역특혜, 수사개입 등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온 탓에 검찰 출신 대법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또 대부분 서울대 출신의 50대 남성 엘리트 법관으로 채워진 대법원 구성의 획일성에 대한 지적도 일었다. 이에 남은 한 자리의 인선을 통해 어느 정도 불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상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가 대법관 제청 후보자를 선정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자를 낙점하는데 1주일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양 대법원장은 14일 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여성인 데다 젊고(역대 두 번째 최연소),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이미지에도 부합하는 인물로 김소영 부장판사가 최종 낙점됐다.

애초 김 부장판사가 제청 후보자 4인에 포함됐을 때는 기수가 너무 낮다는 점을 들어 이번보다는 '차기'가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예전처럼 기수가 낮은 사람이 대법관에 임명됐다고 사직하는 분이 있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제 그런 문화는 많이 사라졌다"며 "그보다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여론을 더 적극적으로 수렴한 결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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