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한국 차 문화 운동을 펼친 스님이 식품명인으로 지정됐다. 전남도는 초의차와 초의병차를 보존해온 용운 스님(65·전남 무안군·사진)이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제47호 식품명인으로 신규 지정됐다고 3일 밝혔다. 전통식품 명인은 전국에 46명이 있고 이 가운데 전남에 9명이 있다.
초의선사(1786∼1866)는 조선 후기의 대선사로서 다도를 정립해 다성(茶聖)으로 불린다. 초의선사는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과 교류하며 잎차 시대를 열었다. 용운 스님은 조선시대 차 문화를 이끌어온 초의선사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초의차와 초의병차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녹차콘테스트에서 초의차로 금상을, 2010년 초의병차로 연이어 금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차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초의차는 조선 후기 차 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초의선사의 고유한 제다법으로 만든다. 바짝 달군 무쇠 솥에서 찻잎을 볶아낸 후 1, 2차 건조과정을 거친다. 일반 녹차보다 색이 맑고 향이 은은하며 떫은맛이 덜하다. 현재 용운 스님만이 이 방법으로 차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평생에 걸쳐 연구하는 등 차 문화 부흥 및 복원과 초의차 대중화에 열정이 남다르다. 초의병차는 찻잎을 시루에서 증기로 쪄 절구통에 넣고 찧은 후 동전 모양으로 만든다. 진한 차향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그는 1972년 전남 해남 대흥사로 출가해 초의선사가 전수한 비법에 따라 차를 만들었다. 1974년부터는 차 문화 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초의선사가 머물던 대흥사 일지암을 복원한 뒤 초의선사 탄생지인 무안군 초의선원에서 복원사업을 펴고 있다.
명창환 전남도 식품유통과장은 “전남은 ‘맛의 고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통식품 명인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며 “앞으로 우수한 남도 전통식품의 계승 발전을 위해 품목별로 명인을 발굴하는 등 체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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