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시작은 밀당부터… 설레는 자전거 사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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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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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생초보 맞춤교육 서울시 ‘열린 자전거 교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5일 열린 ‘초보자를 위한 열린자전거교실’에 참여한 사람들이 강사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자전거 타기 교육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5일 열린 ‘초보자를 위한 열린자전거교실’에 참여한 사람들이 강사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자전거 타기 교육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시선은 전방 20m, 땅 보시면 안 돼요. 앞을 보세요! 페달은 바닥이랑 수평이 되도록 놓고, 호루라기 소리 잘 들으세요!”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울려 퍼진 외침이다. 45명이 형광주황색 조끼를 입고 자전거를 옆에 세운 채 두 줄로 섰다. 강사가 호루라기를 불자 사람들이 운동장에 그려진 흰 선을 따라 자전거를 끌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강사가 호루라기를 한 번 불면 출발하고 두 번 불면 정지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자 바퀴가 꼬여 멈춰서거나 나동그라지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초보자를 위한 열린자전거교실’ 9월 첫 강의 시간. 첫 수업은 약 2시간에 걸쳐 자전거 안전수칙, 관련 교통법규 등 이론을 배운 뒤 운동장에 나가 자전거를 직접 끌어보는 순서로 구성됐다. 강사 이은주 씨(48)는 “수강생 중에 자전거를 무서워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끌기를 통해 자전거와 친해지는 연습하는 것”이라며 “끄는 게 자연스러워져야 탈 때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강좌는 자전거를 전혀 탈 줄 모르는 초보자를 대상으로 시가 올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무료교실이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한 달 동안 8번 수업을 받는다. 자전거 끌기와 중심잡기부터 내리막 내려가기, 기어 변속하기, 한강 자전거도로 주행 실습으로 구성돼 있다. 수강생 5, 6명이 한 반으로 편성돼 각 반을 서울시 시민패트롤로 활동하는 강사 1명이 담당한다. 자전거와 보호장비 등은 모두 무료로 빌려준다.

9월 교실 수강생 대다수는 “자전거를 만져본 적도 없다”거나 “자전거 타다 넘어진 경험 때문에 무섭다”는 50, 60대 여성. 운동장에 나서기 전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데만 20여 분이 걸릴 정도였다.

마포구에서 잠실까지 수업을 들으러 왔다는 이현숙 씨(66)는 “자전거 핸들도 잡아본 적 없는 나 정도의 초보자를 위한 강습은 찾기 어렵고, 동호회에 가입하려니 잘 타는 사람들만 있을 것 같았다”며 “자전거를 잘 배워 낙동강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온 박성식 씨(64)는 “아내를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도무지 요령을 몰라 찾아왔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수강하게 됐다”며 “수강을 마친 뒤 영등포구에 있는 집에서 선유도 공원까지 아내와 함께 돌아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열린자전거교실을 통해 자전거 타는 재미를 알게 된 수료생들은 강의가 끝난 뒤에도 동창회(cafe.daum.net/sbikeclassmate)를 결성해 초보자용 코스를 달리는 번개 모임을 매주 금요일 열고 있다. 7월 교실을 수강한 고선심 씨(45)는 “‘자전거를 탄다’는 못 이룬 꿈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다”며 “자전거를 배운 뒤로는 스스로 체력관리도 하게 되고 더 잘 타고 싶다는 목표가 생겨 즐겁다”고 말했다.

열린자전거교실은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수강신청이 폭주해 정원이 20명에서 45명으로 늘어났다. 원래 10월까지만 열릴 예정이었지만 11월 교실도 추가됐다. 10월 교실은 현재 마감됐으며 11월 교실은 10월에 희망자를 모집한다. 접수일정은 서울시 자전거종합홈페이지(bike.seoul.go.kr)에 공지할 예정이다. 참가를 원하면 홈페이지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e메일(yangyi@seoul.go.kr)로 보내거나 서울시 보행자전거과(3707-8334)에 문의하면 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서울시#열린 자전거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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