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몰 열자 몰리 몰렸다… 여의도 ‘주말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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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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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서울국제금융센터(IFC)몰. 패션업체와 서점, 영화관 등 구매력 있는 젊은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매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서울국제금융센터(IFC)몰. 패션업체와 서점, 영화관 등 구매력 있는 젊은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매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정치와 금융의 중심지 서울 여의도.

평일에는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로 가득하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사무실 인근 거리가 텅 비는 2개의 표정을 지닌 곳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풍경도 옛말이 됐다. 지난달 30일 여의도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인 서울국제금융센터(IFC)몰이 문을 열자 ‘몰리(mallie·쇼핑은 물론이고 몰 내 영화관과 카페를 즐겨 이용하는 젊은 여성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 한적했던 여의도의 주말도 덩달아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쇼핑 전문가 파코 언더힐은 2008년 저서 ‘몰링의 유혹’에서 쇼핑(shopping)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몰링(malling)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사시사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실내 몰에서 쇼핑 식사 영화관람 등 복합적인 즐거움을 찾는 여가문화·소비 행태를 뜻한다.

직장인 배성인 씨(31·여)도 그런 몰리 중 한 명이다. 그는 주말 친구들과의 약속장소는 90% 이상 쇼핑몰로 잡는다. 커피숍도 많고 같이 쇼핑하러 가고, 영화도 본다. 코엑스몰이나 타임스퀘어몰 등을 자주 찾았지만 IFC몰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토요일인 1일과 8일 연속해서 이곳을 찾았다.

IFC몰은 쇼핑몰 설계에 맞춰 매장을 배치하지 않고 매장 특성에 맞춰 쇼핑몰을 설계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있는 몰리를 공략하기 위해 매장별 크기도 차이를 뒀다. 바나나리퍼블릭이나 홀리스터 같은 매장은 매장면적을 넓게 해 다른 쇼핑몰이나 백화점보다 물건을 더 많이 들여놓을 수 있게 했다. 국내 최초로 입점한 홀리스터 매장에는 캘리포니아 해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지하 1∼3층에 조성됐지만 지하 1층 천장에 자연채광을 받을 수 있는 유리지붕을 곳곳에 설치했다. 채광에 대한 배려와 탁 트인 구조 덕분에 지하 3층에 있어도 야외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지하 1층은 패션업체, 지하 2층은 대형서점과 액세서리 매장, 지하 3층에는 영화관과 식당이 들어섰다. 주 대상이 구매력 있는 직장인이다 보니 저렴한 먹거리보다는 몰리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음식점 위주다. 도시 직장 여성들이 즐겨 찾는 유명 스파게티, 피자, 스테이크, 샐러드 음식점이 즐비하다. IFC몰 측은 “여의도에 고소득 직장인이 많다 보니 식사 메뉴도 가격보다 품질이 중심”이라며 “비싸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는 이들이 주요 소비층”이라고 말했다.

IFC몰은 다른 몰과 달리 육아, 생활용품, 청소년 관련 매장이 없다. 매장 배치 전략을 주 타깃층인 직장인,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이 쇼핑은 물론이고 식사를 하고 영화 등을 관람하며 여가를 보내는 데 집중했다. 이 때문에 타깃층의 관심이 적은 매장은 과감하게 배치하지 않은 것. 다양한 연령층보다는 젊은 직장인을 노리고, 가격도 이들에게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가는 피한다는 전략에 따라 고가의 명품 매장은 없다. 하지만 가족 단위 쇼핑객이 늘고 있어 추이를 봐 가며 육아 생활용품 등 일부 매장을 더 배치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IFC 서울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AIG 코리안부동산개발 안혜주 전무는 “주말엔 양천구 목동에 살고 있는 젊은 직장인이나 부부가 많이 찾는다”며 “쇼핑몰 개점 초기엔 유입인구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만 IFC몰은 23만여 명의 여의도 직장인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여의도#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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