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폭력게임 모방 술취한 행인 묻지마 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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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폭주족 5명 붙잡아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김모 군(17)은 토요일 밤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 친구들을 불렀다. 12일 오전 2시경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장모 군(18) 등 4명이 달려왔다. 아르바이트 하던 업소의 오토바이 3대에 나눠 탄 채였다. 이들은 오토바이 4대에 올라타 밤공기를 가르며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서 서울로 향했다.

신나게 도로를 질주하던 이들의 머릿속에는 일탈에 재미를 더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다. 평소 즐겨하던 PC게임인 ‘그랜드테프트오토4(GTA4)’를 실제 현실에서 따라해 보기로 한 것이다. GTA 시리즈는 범죄자가 돼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며 민간인을 폭행하는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이다.

오토바이 번호판을 가리고 폭주족으로 변신한 이들은 1시간 4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표적’을 발견했다. 김 군 일행은 술에 취해 길에서 졸고 있던 엄모 씨(31)에게 다가가 머리를 발로 차고 침을 뱉고 그대로 달아났다.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역주행을 하며 질주했다. 경찰과 10km가량 추격전을 벌이고 나서야 이들의 범행은 막을 내렸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군과 장 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청소년#폭주족#묻지마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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