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통일촌 군내초등학교. 비무장지대와 붙어 있는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자리 잡은 학교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60·여)이 이 학교 학생들에게 평화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 나라의 문화 교육 과학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평화”라고 강조했다.
군내초는 학생 41명, 교직원 18명에 불과하다. 6·25전쟁으로 폐교됐다가 1973년 이곳에 정착촌이 형성되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보코바 총장은 이날 유네스코 협동학교 네트워크 가입인증서를 이 학교 이학인 교장에게 전달했다. 보코바 총장은 대한민국 분단의 아픔과 이 지역이 평화와 통일의 현장이라는 점을 알리고 유네스코의 협동학교 설립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군내초를 직접 찾았다. 총장이 일선 학교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에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통해 인증서가 전달됐다.
보코바 총장은 “유네스코의 교육 이념은 교육을 통해 모두가 공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리는 것”이라며 “전 세계 모든 학생이 여러분처럼 교육을 통해서 평화를 배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협동학교는 전쟁 방지, 평화 확립, 인권의 가치 등을 학교에서 교육하기 위해 1953년 시작돼 현재 전 세계 9000여 개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34개교가 참여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는 16개교가 인증서를 받았다. 이들 학교에서는 빈곤 환경오염 도덕 양성평등 인권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200개국 400여 명이 참가하는 유네스코 협동학교 협의회를 경기도에서 여는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10년마다 열리며 아직 아시아에서는 열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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