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37년만의 어깨춤… 특별한 마을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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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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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개발에 밀려 이주해온 부산 개금2동 고지대 서민들
“침체된 분위기 좀 바꿔보자”
담벼락에 벽화 그려 새단장, 마을회관 연 날 축제 한마당

정책이주지역인 부산진구 개금2동 산복도로 위 국민주택 벽화 골목길에서 마을주민들이 21일 ‘와요 행복나눔 사랑방’ 마을회관 준공식 및 마을축제를 열었다. 개금2동주민센터 제공
정책이주지역인 부산진구 개금2동 산복도로 위 국민주택 벽화 골목길에서 마을주민들이 21일 ‘와요 행복나눔 사랑방’ 마을회관 준공식 및 마을축제를 열었다. 개금2동주민센터 제공
“와요, 행복 나눔 사랑방으로.” 21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진구 개금2동 산복도로 위 고지대 국민주택 이주단지 벽화 골목길. 37년 전 도시개발에 밀려 이곳으로 이사 온 마을주민 1000여 명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조성혜 행복마을만들기 추진협의회 대표(55)의 인사말에 이어 마을 안녕을 비는 풍물놀이와 함께 마을회관 ‘와요 행복나눔 사랑방’ 준공식 및 축제가 펼쳐졌다.

1975년 부산 동구 범일동 매립지 주민들이 이주한 곳으로 1800가구 6000여 명이 살고 있는 이 지역은 노인과 조손(祖孫)가정 비율이 높고 토박이가 많다. 다들 생활이 어려워 여유를 찾지 못하다 지난해 주민 30여 명이 “마을 분위기를 한번 바꿔보자”며 추진협의회를 결성했다. 이어 시 행복마을만들기사업 공모에도 뽑혔다. 시와 구, 구종합사회복지관, 개금2동주민센터도 힘을 보탰다. 사업 명칭은 어른부터 어린이까지 함께한다는 뜻에서 ‘1·3세대가 함께하는 살기 좋은 행복마을 만들기’로 정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사업 첫 목표는 마을회관 건립.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폐가를 매입한 뒤 재건축에 들어갔다. 1층은 어른들을 위한 실버교실로, 2층은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과 공부방으로 꾸몄다. 지하 1층에는 일자리 만들기와 마을기업 운영을 위한 휴게공간으로 만들었다.

또 추진협의회는 구종합사회복지관 공부방을 빌려 저소득 자녀 30명을 뽑아 원어민 영어수업과 기타 교실을 운영했다. 지난달에는 마을 청소년 40명을 뽑아 경기 파주 영어마을에서 영어캠프를 열었다. 여수엑스포도 다녀왔다.

주민 참여 사업도 벌였다. 지난달에는 주민 및 자원봉사자 8명, 전문가 2명이 참여한 가운데 길이 120m, 폭 2∼6m인 어린이 놀이터 앞 담벼락에 그림을 그렸다. 4월부터 주민 20여 명이 직접 나서서 철쭉과 나팔꽃 등을 심었다. 벽화그리기와 자투리 공간 화단 만들기로 마을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주민들 마음도 열렸다.

이날 축제는 주민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어른들에게 대접하고 청소년 기타 공연과 무술시범, 노인 색소폰연주, 노래 및 장기자랑 등 한마당 마을잔치로 진행됐다. 이복수 개금2동주민센터 사무장(49)은 “마을회관 이름을 조선시대 지명인 와요리(瓦要里)에서 ‘와요’를 따와 ‘많이 와요’라는 의미도 담았다”며 “이웃 사랑하는 마음과 행복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개금2동#마을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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