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국내에선 처음 문을 연 뷔페식당 스칸디나비안클럽이 계속된 적자로 31일 문을 닫는다. 위 사진 왼쪽은 초창기 스칸디나비안클럽에 모인 외국인 의료사절단 모습. 오른쪽은 현재의 스칸디나비안클럽 외부 모습. 스칸디나비안클럽 제공
훈제연어, 소금과 식초 등에 절인 청어 요리, 쇠간을 으깨 구운 리버페이스트, 조개수프….
국내 최초의 뷔페식당이자 55년간 정통 북유럽 스타일을 고수해온 국립중앙의료원(서울시 중구 을지로) 내 스칸디나비안클럽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스칸디나비안클럽 측은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국립중앙의료원 측에 임차료뿐만 아니라 종업원의 월급조차 못 주는 상황이 됐다”면서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끝낸다”고 28일 밝혔다.
600.89m²(약 181평), 200석 규모의 스칸디나비안클럽은 1958년 국내 최초 뷔페식당으로 문을 열었다. 클럽은 원래 6·25전쟁 당시 의료 지원을 해준 스칸디나비안 3국(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의료진의 구내 식당이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스칸디나비안 3국의 전통요리 방식을 사용해왔다. 연어도 직접 노르웨이에서 수입해 이곳에서 직접 훈제할 정도. 잘나갈 때는 박정희 김영삼 등 전직 대통령들과 정일권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유명 인사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했다.
특히 미식가였던 정일권 전 총리는 이곳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야당 시절 고교 동창회를 열었다. 1960, 70년대엔 예약 손님을 못 받을 정도로 인기였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속속 생기기 시작한 각종 뷔페식당으로 인해 손님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사스 의심환자가 바로 옆 국립의료원(현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했는데, 언론에 보도된 사진에 클럽 간판이 들어가면서 예약이 줄지어 취소되기도 했다. 경영난은 쉽게 풀리지 않아 최근 3년간 임차료도 내지 못했다.
스칸디나비안클럽 관계자는 “요즘은 나이 드신 단골손님들의 모임은 간혹 있지만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다”면서 “손님들이 식사하러 오면 병원 내에 이렇게 넓고 분위기 좋은 식당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감탄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중앙의료원은 ‘국유재산(스칸디나비안클럽) 운영사업자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경쟁 입찰 방식으로 이 식당의 새로운 운영자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1차 입찰 공고 결과 지원자가 1명도 없어 조만간 2차 입찰 공고가 나갈 예정이다. 1차 입찰 비용은 4억5000만 원으로 돼 있지만 2차 입찰에선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여규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장소가 좋아 지금도 연말엔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차고 단골손님도 많다”면서 “상호가 바뀌고 이탈리아식, 프랑스식 등 어떤 식당을 해도 상관이 없지만 식당의 외형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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