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시장님, 우릴 믿고 일 좀 맡겨주세요”

  • 동아일보

박원순시장 6개월 시정 평가
공무원들 쪽지 통해 ‘건의’

14일 오후 열린 ‘직원과의 원탁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보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14일 오후 열린 ‘직원과의 원탁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보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공무원들의 ‘박원순호(號) 6개월’ 평가는 어떨까. 익명 게시판을 통해 지켜본 직원들의 속마음은 아직 ‘기대감 속에서 약간 서운한’ 모습이었다.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식당 입구에 ‘희망보드판’이 나타났다. 화이트보드 가운데에는 “원순 씨와 함께한 6개월, 직원 여러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들려주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쓰여 있었다. 네 모퉁이에는 희·로(노)·애·락 네 글자를 나눠 붙여 네 군데로 구역을 정했고, 곳곳에 직원들이 쓴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붙은 메모지는 총 29장. 이 중 65%인 19장이 ‘로(노)’와 ‘애’에 붙었다. “원순 씨 지시사항 좀 줄여주세요” “지시사항의 현실성에 대한 진지한 검토 후 내려주세요”라는 글도 나왔다. “현실적인 복지행정”이라고 간단히 적은 글도 있었다. 수당을 올려 달라거나 성과포인트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직원은 두 장에 “시장님, 저희들 좀 믿고 맡겨주세요.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어요”라고 적었다. 지시사항이 많다는 뜻.

나머지 10장은 ‘희’와 ‘락’에 붙었다. “원순 씨 열린 시정 파이팅!” “덕분에 행복해진 사람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같은 글이었다.

박 시장은 1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장과 직원과의 원탁회의’ 총평에서 가수 SG워너비가 부른 ‘라라라’의 한 소절을 인용했다. 박 시장은 “‘사랑해요, 사랑해요, 내가 그대에게 부족한 걸 알지만’이라는 노랫말이 와 닿는다. 제가 많이 부족하다”면서 “다같이 좋은 직장, 좋은 서울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박원순#서울시#시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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