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통합진보당 지지 조건부 철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8일 0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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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비대위 중심으로 쇄신안 관철 촉구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과 결별하는 대신 내부 쇄신을 촉구하는 '조건부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17일 오후 2시부터 10시간에 걸쳐 개최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이 노동중심성을 확보하고 제1차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혁신안이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한다"고 의결했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신속히 혼란을 극복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것이 지금 이 순간 8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1600만 전체 노동자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대중적인 제2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기 위한 특별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전조직적 논의에 착수할 것이며 통합진보당이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고 노동중심 진보정당으로 거듭나 이 논의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최대 기반세력인 민주노총은 비례후보 경선 부실, 부정 논란과 폭력사태 이후 통합진보당이 재 창당 수준의 고강도 쇄신을 하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날 중앙집행위에서 격론 끝에 '조건부'로 지지 철회를 선언하고 통합진보당의 개혁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지지 철회와 집단 탈당 등으로 통합진보당과 당장 결별하는 수순을 밟는 것은 유보했다.

이날 중앙집행위에 앞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지지 철회나 집단 탈당보다는 내부에서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준호 전 위원장이 어려울수록 내부적으로 단결하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말라고 한 것은 오늘 우리가 어떤 입장에서 토론해야 하는지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 논의의 중심이 통합진보당 지지철회냐 아니냐가 돼서는 안된다"며 "지지철회나 집단탈당 만큼 손쉬운 결정은 없지만 이 땅의 진보정당 운동을 시작했고 이후에도 이끌어나갈 노동자들의 주인 된 입장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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