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도-日 구마모토현 30년 우정 흔들

  • 동아일보

道, 왜곡교과서 부교재 사용 강행에 교류 잠정중단 검토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로 충남도와 자매도시 일본 구마모토(熊本) 현의 30년 우정이 위기에 처했다. 구마모토 현이 관내 일부 현립 중학교들이 채택한 독도영유권 왜곡 교과서 부교재를 사용하지 않게 해달라는 충남도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가바시마 이쿠오(蒲島郁夫) 구마모토 현지사가 “일본에서는 교육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교육위원회가 (교과서 채택을) 결정하게 돼 있어 현지사가 그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최근 보내왔다고 17일 밝혔다. 충남도는 지난달 19일 남궁영 충남도경제통상실장을 특사로 구마모토 현에 보내 “역사 왜곡 교과서 부교재가 채택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채택된 교과서가 사용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항의 겸 당부 서한을 전달했다. 교육위원회가 독립돼 있어도 현지사가 실제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당부를 했지만 현지사는 원론적인 견해를 밝힌 것. 구마모토 현립 중학교 3곳은 올해 독도(獨島)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하고 ‘시마네(島根) 현에 위치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영토’라는 왜곡된 주장을 담은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 부교재를 채택했다. 하지만 본교과서를 채택한 곳은 아직 없다.

충남도는 일본 측이 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장단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30일 도청 소회의실서 도의회, 교육청, 시민단체, 학계, 전문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일본 구마모토 현 역사 왜곡 교과서 부교재 채택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올해 구마모토 현과 예정된 한일 청소년 환경캠프 등 민간 차원의 교류사업을 잠정 보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구마모토#충남도#역사 왜곡#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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