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보다가… 화물차, 女사이클팀 덮쳐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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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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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청 선수단 4명 중상… 11일 도민체전 훈련중 참변
위험천만 도로훈련 언제까지

1일 25t 화물트럭이 훈련하던 사이클 선수를 덮친 사고가 일어난 경북 의성군 국도 25호선 현장. 트럭이 선수단을 덮치면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경북 구미소방서 제공
1일 25t 화물트럭이 훈련하던 사이클 선수를 덮친 사고가 일어난 경북 의성군 국도 25호선 현장. 트럭이 선수단을 덮치면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경북 구미소방서 제공
대형 화물트럭이 훈련하던 사이클 여자 선수들을 덮쳐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화물트럭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로 추정되지만 승합차 배치 외에는 별다른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고 일반 도로에서 훈련한 점도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일 경북 의성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왕복 4차로 국도 25호선에서 운전자 백모 씨(66)가 몰던 25t 화물트럭이 2차로를 달리던 상주시청 사이클 선수단 감독 차량인 승합차를 추돌한 데 이어 앞서 가던 사이클 6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박은미 선수(25·여) 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김선영 선수(20·여), 승합차를 운전한 감독 전제효 씨(51) 등 4명은 크게 다쳤다.

[채널A 영상] DMB 보다가…여자사이클선수단 참변 ‘3명 사망’

경찰 조사 결과 선수들은 뒤에서 무방비로 변을 당했다. 사고 도로는 제한속도 시속 80km 구간이지만 2km 이상 직선도로가 이어지면서 평소 과속을 하는 화물 트럭이 많은 곳이다. 게다가 화물트럭 운전자 백 씨는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다 뒤늦게 사이클 선수단을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은 것으로 파악됐다. 승합차 충돌부터 정지까지 거리가 100m를 넘는 것으로 조사돼 운전자 과실이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추돌 상황과 노면 흔적 파악 등 정밀 조사를 하면 운전자 안전운전 불이행 여부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상주시청 소속 사이클 선수 6명은 11일 열리는 경북도민체전 경기 준비를 위해 훈련하다 사고를 당했다. 소속 선수는 총 7명이지만 국가대표에 차출된 1명은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은 평소에는 자전거 경기장에서 연습하지만 중장거리와 도로경기 훈련은 국도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이날 시청 선수단은 앞뒤로 승합차 2대를 배치해 선수 보호에 나섰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는 막지 못했다. 부상을 당한 정은송 선수(23·여)의 어머니(49)는 “도로 훈련할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며 “선수들이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는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이클은 종목 특성상 도로 훈련이 필수다. 사이클 종목은 크게 트랙과 도로로 나뉘는데 트랙 중장거리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도로 종목도 함께 뛴다.

공식 대회라면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도로를 통제하고 경찰과 대회 주최 측의 경호 속에 레이스를 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훈련 과정에서는 자체적으로 대비할 수밖에 없다. 여자 사이클 팀 연천군청 정한종 감독은 “현재로서는 코칭스태프들이 가급적 차들이 덜 다니고 사고 위험이 덜한 도로를 골라 연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사상자 명단

△사망: 박은미(25), 이민정(24), 정수정(19)
△부상: 김선영(20), 장진하(19), 정은송(23), 전제효(51)

상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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