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꺼내드는 진보단체… ‘4년전 갈등’ 다시 불붙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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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다음 달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광우병 반대 촛불시위 4주년 기념 기자회견과 촛불집회를 갖는다. 이날은 2008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광우병 촛불시위가 열린 지 4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제 2의 촛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촛불을 다시 붙이려는 시민단체

광우병국민대책위원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27일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과 유통을 당장 중단하고 수입 조건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26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미국의 4번째 광우병 소 발생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 대량으로 쇠고기를 수입하는 한국도 광우병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며 “광우병은 도축 시에만 소의 뇌에서 직접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검역 강화 조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직 수입 중단만이 국민을 광우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 야권도 목소리 높여

민주통합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이미 수입된 쇠고기는 검역 중단이나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문성근 대표직무대행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서 검역주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5월 8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하면 수입을 중단하고 전수조사하겠다는 신문광고까지 내고도 이제는 ‘무조건 수입금지는 아니다’라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 결정에 반발하는 국민들의 촛불집회를 폭력으로 짓밟더니 이번에는 국민과의 약속을 무시하고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주권을 포기할 바에야 정권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통합진보당 윤금순 비례대표 당선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 온라인에서는 찬반 논쟁이 한창

4년 만에 다시 광우병 반대 촛불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온라인에서는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sa****는 트위터에 “집회에 참석해 미친소 수입하는 미친정부에 전국민적 저항권을 행사합시다”라고 적었고 @em*****는 “먹을거리를 가지고 국민을 다시 우롱하는 현실 앞에 분노한다. 촛불이 횃불이 돼야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반면 광우병 발병 가능성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촛불집회로 인해 다시 사회적 갈등 및 혼란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je******는 “일부 좌파세력이 건수 잡았다고 좋다며 촛불 들고 나와 또 다시 세상을 어지럽힐 게 뻔하다. 또 선동꾼들의 세상이 오나”라고 적었다. @de****는 “전경을 때리고 쇠파이프로 무장한 폭동들이 거리로 뛰어나온 폭력시위가 다시 열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경찰은 긴장감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상의 참여 열기가 뜨거워 적지 않은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폭력집회가 재현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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