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12신고에 10분만에 경찰 60명 출동… 알고보니 장난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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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9시 41분 대전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30대로부터 “트렁크에 실려 있다. 나를 죽이려 한다. 어디인지 모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일주일 사이 3건의 연쇄 여성납치사건이 발생해 수사 중인 대전청은 긴급하게 신고자의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해 동구 용전동 주변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관할 동부경찰서에 통보했다. 112순찰차량 7대와 형사과 소속 40명 등 모두 60명의 경찰관을 주변에 배치한 것은 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10분 만이었다. 이에 따라 고속터미널과 숙박업소, 노래방, 나이트클럽 등이 밀집돼 있는 용전동 일대는 경찰의 검문검색과 탐문조사로 ‘비상사태’를 방불케 했다.

1시간 반가량 계속된 탐문에도 별다른 용의점이 나타나지 않자 경찰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출동 경찰에게 신고자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 “이 번호 눈에 익은데….” 용전동지구대 소속 제갈문수 경사가 갖고 있던 상습 허위신고 리스트에 있는 전화번호였다.

경찰은 전화번호 주인인 A 씨(32·보험설계사)가 사는 동구 용전동 K아파트에서 술에 취한 채 잠자는 A 씨를 발견했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이다. 오용대 동부경찰서장은 “허위 신고로 막대한 경찰력이 낭비됐다”며 “그 시간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면 어쩔 뻔했느냐”고 말했다. 경찰은 A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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