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꿈의 소방훈련장’ 용인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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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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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층건물-비행기-선박… 재난유형별 실제크기 모형 갖춰
2019년까지 1200억 투입… 경기도소방학교 3배로 증설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 등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은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사고에 대비한 사전 진압 및 인명구조 실전훈련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베테랑 소방관은 현장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쌓았으나 소방관 대부분은 소방학교에서 체험한 소규모 화재 진압훈련을 받은 게 전부다. 국내 소방관들의 염원이었던 지하철, 비행기, 초고층 건물, 위험물 저장소 등 다양한 재난 유형별 모형을 갖춘 실전 훈련장이 국내 처음으로 들어선다.

○ 세계 최고 수준의 훈련장이 경기도에


경기도는 2019년까지 1200억 원을 들여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경기도소방학교(22만5700m²·약 6만8274평)를 68만8000m²(약 20만8120평)로 늘려 재난 실전교육훈련시설과 소방산업 육성단지, 119안전테마공원이 들어서는 경기도소방학교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16개의 신설 재난 훈련시설엔 주유소 산업용 플랜트 시설을 대비한 위험물 사고 종합훈련장과 50층 규모의 건물 모형, 열차 항공기 선박 지하철 모형이 설치된다. 방사능 생화학 폭발물 재난사고 훈련시설과 건물붕괴 구조훈련장, 수난구조훈련장도 조성된다. 헬기와 보트 차량 등 육해공 모든 소방장비가 함께 구조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종합훈련장도 들어선다. 실내에서 이론교육과 소방체험을 함께 경험하는 시뮬레이션 교육장도 만든다.

국내에선 소방방재청이 충남 천안시에 운영 중인 중앙소방학교(26만m²·약 7만8650평)가 가장 큰 규모지만 소방훈련탑 등을 이용한 화재 진압시설 등만 갖췄을 뿐이다. 이번 계획이 완료되면 대규모 실전훈련장을 갖춰 선진국 소방학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게 된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텍사스소방학교(69만6000m²·약 21만540평)와 영국 소방대학(218만m²·약 65만9450평) 등이 선진 재난 실전훈련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소방관들이 장단기 연수를 가서 교육을 받는 곳이다. 지난해 국내 소방관 23명이 주로 미국으로 장단기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 정도 시설과 규모면 일본 동격소방학교를 능가하게 돼 연간 1000명 전후의 동남아 등 해외 소방관이 연수를 올 것”이라며 “국내 대형 산업시설에 근무 중인 자위 소방인력 등도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훈련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 소방대학원과 박물관, 순직 소방관 추모관도 건립

이곳엔 고급 소방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원대학과 실습위주의 소방시설 교육장, 화재감정감식 연구소, 소방정비창도 들어선다. 또 대기업 공장 등 산업현장에 투입될 소방인력을 교육하는 직업훈련원과 소방역사를 살펴보는 소방박물관도 설치된다. 특히 일반 국민이 다양한 소방관련 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소방직업 체험관과 순직 소방관을 위한 소방공무원 추모관도 건립된다. 이번 경기도소방학교발전 방안은 평소 소방 수준 강화를 강조해온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지시에 의해 추진됐다.

김 지사는 “1200만 경기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소방관들의 재난대응 수준 향상과 안전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2019년이 되면 경기도는 물론이고 국내 소방수준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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