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된 딸 울자 폭행치사 아빠는… “개에 물려 숨졌다” 거짓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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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서 7, 10세 딸 둘 살해한 엄마는… “겁나서 함께 못죽어…” 도주

태어난 지 100일도 되지 않은 딸을 1시간 넘게 때려 숨지게 하는 등 부모가 자녀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생후 80일 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 씨(29·무직)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5일 오전 아내가 부부싸움 끝에 집을 나간 뒤 오후 10시경 잠에서 깬 딸이 칭얼대자 손톱으로 입 주위를 마구 찍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폭행했다. 이 씨는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딸의 온몸을 사망할 때까지 때렸다.

이 씨의 부인 A 씨(29)는 6일 오전 6시 50분경 집으로 돌아와 남편이 사망한 딸과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동생을 시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키우던 개를 가리키며 “개가 딸을 물어 죽인 것 같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울고 있었다. 경찰은 영아 시체에 난 손톱자국의 간격과 개 발톱 간격이 일치하지 않는 점, 사건 발생 당일 1∼2시간 아기가 심하게 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 등을 토대로 추궁한 결과 이 씨에게서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무려 11시간 동안 개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두 딸을 살해한 뒤 달아난 사건도 발생했다. 전북 부안경찰서는 9일 A 양(10)과 B 양(7)을 살해한 혐의로 어머니 권모 씨(38)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A 양은 이날 낮 12시경 전북 부안군 격포면 한 모텔 객실 방바닥에서, B 양은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권 씨는 현장에 “큰딸은 객실 목욕탕에서 익사시켰고 둘째는 베개로 질식사시켰다. 빚 독촉에 시달려 괴롭다. 아이들을 죽인 뒤 모텔에서 투신하려고 했으나 무서웠다”는 메모를 남기고 달아났다. 권 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공중전화로 119에 전화를 해 “모텔에 가 보라”고 신고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부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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