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점희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위원장은 5일 “전체 직원(3000여 명)에게 4일 오후 10시경 보낸 e메일이 5일 오전 삭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관리시스템(내부통신망)을 통해 보낸 e메일에서 “일반직공무원이 단결하면 어떤 부당함에도 맞서 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비서실 부당인사 철회 및 노조 탄압 중단 촉구 서명지’와 ‘노조를 탄압하는 송병춘 감사관은 사퇴하라’는 성명서, 노조 가입 및 후원 신청서도 첨부됐다.
이 위원장은 5일 오전 8시 50분경 e메일이 삭제됐음을 알게 됐다.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 “e메일이 안 왔다”는 말을 다른 직원들에게서 들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나는 새벽에 이 위원장의 e메일을 확인했는데, 오전 9시 이후 업무관리시스템을 열었던 직원에게는 e메일이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총무과 관계자는 “업무를 위해 써야 할 시스템을 사적으로 쓰면 안 된다고 이미 몇 차례 경고했다. 그런데 또 비조합원에게까지 e메일을 보내 많은 직원이 보기 전에 삭제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수신자가 e메일을 읽기 전에는 관리자인 총무과에서 삭제할 수 있게 설계됐다.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e메일을 검열해서 불만의 목소리가 퍼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 마치 과거 공안탄압 같다”고 지적했다.
일반직공무원노조는 시교육청을 고용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업무관리시스템은 직원들의 경조사를 알리는 등 사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유독 교육감 비판에 대해서만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노조 탄압이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곽노현 교육감 퇴진운동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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