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 “특허 의혹 제기한 교수협 책임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7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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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총장은 27일 교수협의회로부터 특허와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받은 것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총장은 이날 열린 부총장단 회의에서 "묵과할 수 없기에 참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KAIST 교수협의회는 24일 서 총장에게 '총장이 발명하지도 않은 특허가 총장의 이름으로 등록되고, 다시 그것이 취소된 과정을 명백히 밝히라'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보냈었다.

서 총장은 "제자들 보기 부끄러운 수준의 루머는 더는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의도가 있는 공격이라면 응당 견제해야 하고, 그것을 용납하는 관행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임용과 기부금, 대학랭킹 등 그동안 저와 관련된 수많은 루머들이 한창 시끄럽게 했다가 쑥 들어가지 않았나"라며 "우리 구성원들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다. 책임 있는 비판을 해야 한다는 성찰의 케이스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KAIST의 한 관계자는 "학내 연구진실성 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고, 필요하다면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협의회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2009년 8월 기계과 박윤식 교수가 발명해 신고한 특허 '해상부유물의 동요방지장치'의 발명자가 한달 뒤 갑자기 서남표로 바뀌었다"면서 "그 후 총장의 특허 출원에 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올해 1월 다시 특허의 명의를 박윤식 교수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무슨 이유에서 박윤식 교수의 특허를 서 총장으로 변경했다가 문제가 되니까 다시 명의를 재변경했는지, 관련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밝혔다.

또 "총장이 KAIST에 와서 온라인 전기차 및 모바일 하버와 관련해 낸 특허가 57개인데 그 중 총장이 제1발명자로 돼 있는 것이 48개나 된다"면서 "전공도 아닌 영역에서 총장이 이렇게 많은 특허를 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반박자료를 내고 "박윤식 교수가 담당 변리사에게 직접 전화해 발명자를 임의로 서남표 총장으로 바꾼 것"이라면서 "전화를 한 적이 없다는 박 교수의 말은 거짓이며, 총장에 대한 인신공격을 목적으로 박 교수와 교협 수뇌부가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KAIST에서는 지난달 교수협의회가 소통 부족과 리더십 부재 등을 이유로 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하고, 오명 이사장도 서 총장에 대해 자진해서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등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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