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프로배구 승부 조작 확인… 흥국생명 선수 2명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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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대한항공 세터 1명도 상무 시절 가담 혐의 조사

“깨끗한 경기 하겠습니다” 1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흥국생명의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선수와 감독들이 경기 조작 사건을 사죄하는 의미로 관중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대구지검 강력부는 여자배구에도 경기 조작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흥국생명 현직 선수 2명을 소환 조사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깨끗한 경기 하겠습니다” 1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흥국생명의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선수와 감독들이 경기 조작 사건을 사죄하는 의미로 관중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대구지검 강력부는 여자배구에도 경기 조작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흥국생명 현직 선수 2명을 소환 조사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남자프로배구에 이어 여자프로배구에서도 승부 조작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스포츠 경기 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는 16일 돈을 받고 승부 조작에 참여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여자프로배구팀 흥국생명 소속 선수 전모 씨(23)와 또 다른 전모 씨(27) 등 2명을 소환 조사했다.

▶본보 2월 10일자 A13면 “女 프로배구도 승부조작 가담”…


이들은 2010∼2011 프로배구 시즌 때 브로커 김모 씨(28·구속 수감)의 제안을 받은 뒤 두 차례 경기에서 승부 조작에 가담한 뒤 각각 300만∼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수비 전담 리베로인 전 씨는 상대팀 서브나 스파이크를 제대로 받지 않는 방법으로 점수를 고의로 내줬다. 센터인 또 다른 전 씨는 블로킹을 할 때 점프를 낮게 하거나 블로킹 위치를 잘못 잡는 방법으로 상대 선수가 공격을 쉽게 하도록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 씨에게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성행하는 ‘언더·오버(양 팀 득점을 합쳤을 때 기준 점수 위인지 아래인지를 놓고 배팅하는 것)’ 방식을 제안 받고 두 차례 경기에서 실행에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세트 25점을 먼저 얻는 팀이 이기는 배구에서 두 팀의 한 세트 득점을 합친 점수를 경기 전에 미리 정한 뒤 그 점수보다 높거나 낮은 쪽으로 돈을 걸도록 도와준 것으로 전해졌다. 언더·오버는 리베로나 센터 등 특정 선수가 범실을 자주 하면 점수를 조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차해원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들에게 승부 조작에 관여했냐고 수십 번 물어봤는데 아니라고 했다. 비통하고 황당하다. 검찰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주장 김사니는 “당사자를 제외하곤 정확한 내막을 아는 선수들이 없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승부 조작에 가담한 다른 팀 여자 선수 2, 3명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두 선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맹은 이날 열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경기부터 두 선수 출전을 제한했다.

[채널A 영상]구단 자체조사 땐 끝까지 결백하다더니…

검찰은 이날 브로커에게서 2010년 2월 경기당 최대 500만 원을 받고 자주 범실을 해 팀이 패하도록 도운 전직 프로배구 KEPCO45 소속 선수 염모 씨(30)와 염 씨에게 승부 조작을 부탁한 브로커 강모 씨(29)를 구속기소했다. 또 이날 2009∼2010년 상무 소속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대한항공 소속 세터 김모 씨(30)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 김 씨도 강 씨에게서 돈을 받고 경기에서 팀의 패배를 도운 혐의다.

검찰은 프로야구 경기 도박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브로커 김 씨가 LG트윈스 외 다른 구단 선수들에 대한 진술도 한 만큼 현재 내사 단계인 이 사건을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대구=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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