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진 이사장, 이상득 측에 2억원 전달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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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이사장 동생이 박스 가져가”… 한예진 前경리직원 검찰 진술
실제 전달여부는 확인 안돼

수백억 원대 횡령과 세금 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한국방송예술진흥원(한예진) 이사장(49)이 2억 원의 비자금을 이상득 의원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김 이사장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 실세 정치인에게 거액의 공천헌금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김 이사장의 횡령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최근 한예진 전 경리직원 최모 씨(37·여·구속 기소)로부터 “2007년 11월 김 이사장의 지시를 받고 현금 2억 원을 인출해 박스 2개에 나눠 담은 뒤 이를 다시 김 이사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검찰에서 “김 이사장의 동생이 (현금 2억 원이 든) 박스를 어디론가 가지고 갔다. 김 이사장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조건으로 권력 실세에게 20억 원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인출한 2억 원을 이 의원 측에 공천헌금 등으로 준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을 협박해 10억 원대 식당 건물 소유권을 받아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 씨는 한예진 경리직원으로 오랫동안 일해 김 이사장이 횡령한 자금의 흐름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근 김 이사장의 남동생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청주 흥덕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으며, 2007년 한나라당 부설 정치대학원 과정을 수료하는 등 정치권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 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2억 원을 어디에 썼는지에 대한 최 씨의 진술은 없다. 김 이사장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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