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없는 운동부 불법후원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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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에 年 수억원 걷어 회계처리 않고 멋대로 사용

서울 지역 학교 운동부에서 한 해 수억 원의 불법 후원금을 모금하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교에서는 후원금을 학부모가 관리하며 성과급 명목으로 감독에게 수천만 원을 지급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10월 감사한 결과 영등포구 A고교 축구부의 학부모 후원회는 2010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 1년 동안 후원금 4억5900만 원을 만들었다.

후원회는 이 가운데 2억5300만 원만 학교발전기금회계에 보내고 나머지는 총무 명의의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며 사용했다. 운영 경비로 1억7500만 원, 감독 활동비 및 우승 성과급으로 3000만 원을 지급했다.

강동구의 B중 축구부 후원회는 2010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20개월 동안 6억2300만 원을 걷었다. 학부모 1명이 매달 70만 원씩 낸 셈인데, 2010년 12월과 2011년 7월의 1인당 후원액은 평균 171만 원과 136만 원이었다. 후원회는 이 가운데 2억6700만 원을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면서 코치 인건비를 비롯한 운영 경비로 사용했다.

관악구 A초등학교에서는 야구부 후원회가 3800여만 원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없이 불법 모금하고 감독과 코치에게 급여와 보너스 명목으로 7개월 동안 800여만 원을 추가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학교에서는 2010년 학생구타 문제로 학생선수보호위원회가 학교장에게 감독에 대한 징계를 위임했지만 감독은 계속 근무했다. 시교육청은 후원회 운영과 후원금 조성·집행 등의 사유로 이들 학교에 감독 계약 해지 요구와 경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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