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학 입학을 위해 입시학원가를 찾는 재수생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입 학원가에 따르면 2월 중순에 개강하는 수능 재수반 모집 결과 작년보다 신청자가 크게 줄었다. 대형 학원은 그나마 재수생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10% 정도 줄었다고 체감할 정도지만, 중소형 학원은 많게는 50%까지 감소했고 대입전문 기숙학원도 지원자수가 뚝 떨어졌다.
한 학원 관계자는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더니 시험이 쉬워서 재수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며 "대형 학원 2~3곳 말고는 학생모집이 시원찮다"고 말했다.
다른 학원 관계자는 "2월 초 서울대 정시 합격자가 발표되면 학생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나 추가로 재수생이 나올 수 있지만, 요즘 재수를 결심하는 시기가 크게 앞당겨진 점에 비춰볼 때 정시 발표가 끝나도 재수생 감소세는 변함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수생 입시설명회도 예년보다 참석 인원이 많이 줄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이맘때면 재수학원에 접수는 안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설명회를 여기저기 다니면서 학원 정보를 파악해야 하는데 올해는 통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른 학원 관계자는 "그해 재수생 숫자는 설명회에 몇 명이 왔는지로 가늠할 수 있다"며 "유명 입시학원 두세곳이 설명회를 했는데 절반 밖에 자리가 안 차거나 새로운 학부모가 별로 없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대입 학원들은 올해 유난히 재수생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경기가 안 좋은 점을 꼽는다.
일반 학원보다 비용이 몇 배나 드는 기숙학원에 올해 유달리 학생이 없는 데다 일반 학원에서도 지방학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형 입시학원 이사는 "'쉬운 수능'도 그렇고 재수생이 예년보다 줄어들 이유가 없는데 수강생이 줄어서 다들 갸우뚱하고 있다"며 "이유는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점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쉬운 수능' 기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재수를 하더라도 시험을 더 잘 보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재수 전문 기숙학원들은 최근 수강료를 유례없이 대폭 줄이거나 1~2주 무료 기숙체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한 기숙학원 관계자는 "기숙학원은 대부분 작년 12월 선행반을 개강했는데 작년보다 학생이 10%도 안 되는 곳도 있고 대부분 절반 밖에 안된다"고 전했다.
다른 기숙학원은 "올해 수강료 거품을 빼자는 의미에서 한 달에 200만원이 넘는 수강료를 170만원까지 내렸다"며 "중소형 기숙학원은 부도나는 곳도 있고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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