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희태 의장실 前비서 소환조사…“1억 대가성 추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6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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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처리 검토…"거짓말탐지기 좀 더 봐야"

10·26 재보선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 부장검사)은 16일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모(30)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공격한 IT업체 K사 대표 강모(25·구속)씨에게 건네준 1억원이 디도스 공격의 대가였는지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또 재보선 전날인 10월25일 서울 역삼동의 술집에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전 비서 공모(27·구속)씨와 만난 이유가 무엇인지, 디도스 공격을 모의한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검찰은 전날 김 씨가 근무했던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실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넘겨받았으며 최구식 의원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그간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 씨는 10월20일 공 씨에게 1000만원을 건넸으며 이 돈은 10월31일 강 씨의 계좌에 입금돼 K사 직원 7명의 임금으로 사용됐다.

김 씨는 지난달 11일 K사 계좌로 9000만원을 송금했으며 이 돈은 다시 강 씨의 계좌로 넘어가 대부분 인터넷 도박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초 강 씨가 김 씨에게 1억원을 다시 송금한 점 등을 근거로 김 씨와 강 씨 사이의 개인거래였을 뿐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으나 한때 대가성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가 다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간담회에서 "김 씨가 공 씨에게 보낸 1000만원이 대가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게 됐다. 따라서 공 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단정할 근거도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공 씨에게 1000만원을 송금할 때 디도스 공격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변하는 와중에 거짓말 반응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거짓말탐지기는 조사 시작 전 일상적인 상황에서 써야 하는데 김 씨의 경우 조사를 받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증거로써 의미가 있을지는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를 디도스 공격 범행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수사팀은 이날 K사 감사이자 공 씨 친구인 차모(27·구속)씨의 신병을 경찰에서 넘겨받아 디도스 공격 전반에 관해 추궁할 계획이다.

차 씨는 공 씨와 강 씨를 연결시켜 준 인물로 디도스 공격 당시 선관위 홈페이지 접속 상태를 점검해주는 등 디도스 공격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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