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로 간 나꼼수… 1만6000명 모여 “한미FTA 무효”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나는 꼼수다’ 특별 야외공연에 참가한 시민들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공연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로도 진행됐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특별공연을 겸한 반(反)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위가 30일 오후 7시 반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광장에서 열렸다. 경찰 추산 1만6000명(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모여 무대 근처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바로 옆 국회 건물들은 상당부분 불이 꺼져 있어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낮에 비가 내린 데다 기온이 4∼5도로 쌀쌀했지만 여의도광장은 나꼼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가득 찼다.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시민들은 ‘비준 무효 MB 탄핵’ 등이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대부분 점퍼와 티셔츠 차림이었지만 양복을 입은 직장인과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 시작 직전에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의 이름으로 가사를 지은 노래를 부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행사는 나꼼수 진행자 중 한 명인 정봉주 전 의원이 무대에서 “FTA를 반대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며 시작됐다. 행사 참가자들은 나머지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김용민 PD, 주진우 기자가 등장할 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첫 초대 손님은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 씨였다. 공 씨는 정 전 의원의 팬카페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한미 FTA 반대 집회였지만 행사 초반에는 가벼운 농담이 주를 이뤘다. 밴드의 공연과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동영상 상영도 이어졌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개사해 “가카(이명박 대통령)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쪼는 애인지 아닌 애인지”라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김선동 이정희 의원, 심상정 최재천 전 의원, 정동영 의원 등 정치인도 다수 참석했다. 김선동 의원은 정봉주 전 의원이 “최루탄은 어디서 훔쳤느냐”고 묻자 웃으며 “보니까 있더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최루탄을 터뜨린 직후) 의장석을 향해 ‘산회를 선포하시오’라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45개 중대를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행사는 별다른 충돌 없이 오후 10시 반경 끝났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