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 고액학원 세무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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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스카우트 강사 등 20명… 대부업체 등 189명도 적발
1206억 추징-25명 고발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울 대치동과 목동, 경기 분당지역 논술학원과 유명 강사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24일 “대학입시철을 맞아 학원가의 탈세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탈루혐의가 있는 유명 학원가의 고액 논술학원 원장과 스타 강사, 입시컨설팅업체 대표 등 20명에 대한 긴급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에는 대학별 특강과정을 개설해 심야에 제3의 장소에서 불법 교습행위를 한 논술학원 4곳이 포함됐다. 연봉 외에 스카우트 대가로 최고 수백억 원의 계약금을 축소신고하거나 교재비 수입 신고를 빠뜨린 스타강사 4명도 조사를 받는다. 최고 수천만 원의 수수료를 입시컨설팅과 과외 명목으로 받은 입시컨설팅학원 3곳과 기준액의 두세 배가 넘는 고액 수강료를 챙기면서도 현금영수증 발급을 피한 입시학원 9곳도 조사대상이다.

국세청은 또 탈세 혐의가 적발된 대부업체, 학원사업자 189명에게서 세금 1206억 원을 추징했다.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25명은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탈세혐의자를 업종별로 보면 기업형 사채업자 18명 등 고리대부업자 88명(추징세액 658억 원), 학원사업자 59명(406억 원), 대리운전 등 용역공급업체 16명(40억 원), 장례 관련 사업자 10명(31억 원), 기타 16명(71억 원)이다.

기업형 사채업자들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대의 자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사채조직을 적절히 활용했다. 이들은 미등록 대부업자로 바지사장을 내세워 기업, 기업주에게 돈을 빌려주고 법정한도(연 39%)가 넘는 높은 이자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리대부업자 중에는 원금과 이자를 수표로 받아 다시 다른 기업에 대여하거나 차명계좌로 관리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부동산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채무자의 상환을 일부러 피해 경매 처분함으로써 서민재산을 갈취한 사례도 있었다.

강남의 학원사업자는 세금 누락 규모가 다른 사업자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고액의 수강료를 현금으로 받아 차명계좌로 빼돌리거나, 교재비 수입 신고를 빠뜨리는 수법이 주로 사용됐다. 국세청은 적발된 학원사업자 대부분이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이행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돼 세금 추징 외에 과태료 15억 원을 함께 부과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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