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학생들 공원서 집단 음주?… “절주 캠페인입니다”

  • 동아일보

건전한 음주문화 홍보 나서

21일 오후 5시 반경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 술병을 든 대학생 한 명이 “술에 취한다”고 말한 뒤 쓰러졌다. 그러자 인근에 모여 있던 대학생 100여 명이 술병을 든 채 차례로 쓰러졌다. 이내 술에 취한 추한 모습이 도심공원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계명대 대구보건대 등 대구경북지역 7개 대학 절주(節酒)동아리 연합회 학생들이 과음으로 인한 사고를 막고 절주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벌인 홍보 캠페인의 한 장면이다.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을 앞두고 대구지역 대학생들이 절주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지나친 음주는 보이지 않는 질병의 씨앗”이라며 절주를 통해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다짐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이유정 씨(여·계명대 공중보건학과 3학년)는 “예전엔 별다른 생각 없이 술을 마셨다”며 “어떻게 건강을 지켜야 할지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1학년 김진선 씨(여·대구보건대 보건행정학과 1학년)는 “올바른 음주문화를 만드는 데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직장인들도 절주운동에 많이 동참해 폭음이 아니라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생 10명이 음주사고로 숨졌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최근 전국 63개 대학 재학생 40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폭음자 비율은 전체 71.2%에 이르렀다. 특히 여대생은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 정도가 성인 여성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폭음은 한자리에서 소주 5잔 이상을 마시는 것을 말한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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