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朴시장 “샌드위치 데이엔 휴가 써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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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라면 ‘땡출근, 칼퇴근’을 할 것처럼 여겨지지만 적어도 요즘 서울시 공무원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일벌레로 알려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시 공무원들은 내년도 예산안을 만드느라 늦은 밤까지 일하기 일쑤다.

박 시장은 이처럼 직원들이 밤낮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직원들의 휴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휴일 사이에 낀 근무일인 ‘샌드위치 데이’에 직원 휴가를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시는 민원업무 부서의 업무공백으로 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는 범위 안에서 휴가를 사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재해구호 참여 직원이나 성과우수 부서 직원에게 주어지는 특별휴가는 주말이나 연휴에 붙여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최근 “일할 때 일하고 놀 때 노는 게 맞다”며 “휴일 사이에 낀 날은 쉬는 것이 상식과 합리에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충분히 쉬어야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박 시장의 평소 생각을 강조한 것. 박 시장은 “당장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은 성과를 위한 휴식과 여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박 시장의 지시가 ‘마냥 편하게 쉬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휴가를 가려면 밤낮없이 일하고 휴가를 다녀와서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놓으라는 압박이란 해석이다. 시 공무원은 연간 최대 23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지만 지난해에는 평균 6.5일을 사용하는 데 머물렀다.

정효성 서울시 행정국장은 “직원들이 휴가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재충전은 물론이고 지급해야 할 수당도 줄일 수 있어 예산절감 효과까지 생긴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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