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금연전도사 요청에 ‘금연공원내 흡연구역’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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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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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시장 당선 전 서울시 계획 ‘15개 공원 설치 방안’ 없던일로

박재갑 교수
박재갑 교수
서울시가 금연공원이라고 지정해놓고 별도의 흡연구역을 설치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금연 전도사’로 통하는 박재갑 서울대 의대 교수의 항의 공문을 받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즉각 이같이 결정했다.

박 교수는 1일 자신이 대표인 ‘한국 담배 제조 및 매매금지 추진운동본부’ 명의로 시에 공문을 보내 흡연구역 설치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박 시장은 이 사실을 보고받은 후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하고 5일 박 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흡연구역 설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18일 금연공원으로 지정된 20개 공원 중 ‘북서울 꿈의 숲’ 등 15개 공원에 흡연구역 34곳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금연공원을 지정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았던 터라 금연정책이 역주행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본보 10월 19일자 A18면 금연공원에 흡연구역?

박 교수는 시의 흡연구역 설치 발표 이후 새 시장으로 박 시장이 당선되자 항의 공문을 보냈다. 박 교수는 공문을 통해 “금연공원에 흡연구역을 설치하는 것은 간접흡연 피해방지를 위해 금연공원을 만든 원칙에 위배된다”며 “금연공원 내 흡연구역 지정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천장이 뚫려 있는 개방형 흡연구역 설치에 대해 “금연공원 지정의 의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항의 공문 내용에 공감하며 박 교수와 전화로 시 금연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소통을 중시하는 시장답게 열린 자세로 비판 의견을 수용해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박 교수는 국립의료원 안에서 민주노총 간부들이 원정시위를 벌인 데 책임을 지고 9월 국립의료원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박 교수는 지난달 18일 추진운동본부를 결성해 금연을 위한 학술활동과 범국민 서명운동, 헌법소원을 추진하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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