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반대에 경찰이 평화 구걸해선 안돼… 불법시위 세력 끝까지 찾아내 처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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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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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년 조현오 경찰청장

희망버스에 물대포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인근에서 시위를 벌인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다. 서울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쏜 것은 2008년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 이후 3년 만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희망버스에 물대포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인근에서 시위를 벌인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다. 서울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쏜 것은 2008년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 이후 3년 만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조현오 경찰청장이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은 가급적 피하되 불법시위자는 반드시 사법처리 하겠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조현오 경찰청장이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은 가급적 피하되 불법시위자는 반드시 사법처리 하겠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조현오 경찰청장은 최근 불법 시위와 관련해 엄정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하지만 군홧발 폭행 같은 돌발 상황은 시위대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시나리오”라며 “불법 시위자는 사후에 반드시 찾아내 법대로 처벌한다는 신호를 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조 청장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향후 집회·시위 관리 방향에 대해 “미국 경찰처럼 정치인이라도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것은 우리 정서상 아직 맞지 않다”며 “경찰이 시위대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게 반드시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강정마을 적극 시위자 20∼50명 불과


조 청장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와 관련해 “현재 배치된 157명 외에 추가 경찰력 투입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기지 건설에 격렬히 반대하는 세력은 소수에 불과하고 이미 많은 경찰력이 투입돼 경찰관들의 피로가 극에 달했다”며 “해군기지 착공으로 시위대의 불법행위가 예상되거나 벌어진 경우에만 경찰력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4일 서귀포서 송양화 서장이 시위대에게 7시간 동안 억류된 채 연행자 석방을 약속하는 등 황당한 처신을 한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이 안 되는 사안이고 경찰의 집회 통제 방침과도 맞지 않아 경질했다”며 “감찰 조사를 거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정마을 주민 1800여 명 중 적극 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자는 20∼5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며 “소수의 불법세력을 상대로 경찰이 평화를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장 진압은 신중히”

조 청장은 최근 검찰 경찰 국정원 등이 모인 공안대책협의회에서 폭력시위 대응방식을 기존의 ‘해산 유도’에서 체포로 바꾸는 등 강경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 부연설명을 했다. 조 청장은 “집회 시위 관리는 경찰 고유 업무”라며 “관련 수사는 검찰이 지휘권을 갖고 있어 따르겠지만 집회 시위 관리는 전적으로 경찰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청장은 “집회·시위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으로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며 “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법 집행을 해야지 너무 억압하면 ‘공안탄압’이란 여론이 확산돼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 때처럼 극심한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물리적 충돌의 소지가 큰 현장 진압은 신중하게 하되 불법행위를 적극 채증한 뒤 사후에 사법처리하는 방향으로 시위 대응 기조를 바꿨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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