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총장 “종북좌파 방치는 검찰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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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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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3대 비리 수사를”… 권재진 법무 “조직 개혁”

“시간 됐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왼쪽)과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임명장 수여식 직전 권 장관과 한 총장이 이 대통령을 기다리며 시계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시간 됐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왼쪽)과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임명장 수여식 직전 권 장관과 한 총장이 이 대통령을 기다리며 시계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상대 신임 검찰총장이 12일 취임 일성으로 △종북좌익 세력 △부정부패 △검찰 내부 오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38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직접 쓴 취임사를 통해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3대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 총장은 “이 땅에 북한 추종세력이 있다면 이는 마땅히 응징되고 제거돼야 한다”며 “북한을 추종하며 찬양하고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또 “다시 한 번 공안역량을 정비하고 일사불란한 수사체제를 구축해 적극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역대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한 것과 달리 한 총장이 직접적으로 ‘종북 세력에 대한 전쟁’을 거론한 것은 한 총장의 수사 의지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국 일선지검에서 공안 수사가 활발히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한 총장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앞으로 공안 역량을 더 강화해 친북 세력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 총장은 “검찰이 생긴 지 60년이 됐는데 아직도 부패국가의 멍에를 벗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수치이자 검찰의 치욕”이라며 부정부패에 대한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한 총장은 이와 함께 “오만과 무책임이라는 검찰 내부의 적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장은 “검찰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우기거나 잘못한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 오만”이라며 “오만함을 넘어 겸손으로 가는 것만이 검찰의 살길”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잇따른 악재로 국민 신뢰가 추락한 검찰 조직을 내부에서부터 추스르기 위해 강력한 자기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권재진 신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오전 11시 반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공정한 법치라는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도덕성과 청렴성을 높이고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권 장관과 한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권력 비리, 교육 비리, 토착형 비리 등 3대 비리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며 “검찰 스스로 시대에 맞게 변화하도록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한 데 대한 일각의 공정성 훼손 우려를 의식한 듯 “내년에 큰 선거들이 있다.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보여 달라”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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