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부가세’ 된서리… “휴가철 대목이 사라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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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성형에 부가세 적용 한달… 수술환자 최대 50% 줄어 울상

지난달부터 미용 성형을 할 때 수술비의 10%를 환자가 ‘미용성형 부가가치세’로 추가 부담하게 되면서 성형외과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일부 성형외과는 최대 50%까지 환자가 급감했기 때문. 본보 취재팀이 2일 서울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 10곳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모든 병원의 환자가 줄었다.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7, 8월은 이른바 ‘대목’이다. 그러나 강남구 압구정동 A성형외과 원장은 “환자가 30%는 줄었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해 왔던 눈, 코 수술이 가장 줄어들었다”며 “대목은 물 건너갔다”고 울상을 지었다. S성형외과 원장도 “예전에는 하루 평균 15회 수술을 했지만 요즘은 10회를 채우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강남구 신사동 K성형외과는 20여 개의 병상을 운영하고 있지만 절반도 차지 않았다. B 성형외과 K 원장은 아예 오전 출근을 하지 않는다.

부가세를 부과하는 수술은 눈성형(쌍꺼풀), 코성형, 가슴확대술, 가슴축소술, 지방흡입술, 보톡스, 필러 등 7가지. 그러나 부가세 대상이 아닌 나머지 성형수술도 ‘부가세 유탄’을 맞고 있다. 턱수술 전문 B성형외과 원장은 “많은 사람이 턱수술에도 부가세가 붙는 줄 알고 발길을 끊어 하루 50명 선이던 환자가 30여 명으로 줄었다”며 “가격 변동이 없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병원들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가격 파괴’를 내걸고 있다. 압구정동 C성형외과 원장은 “10% 이상 깎아 주는 식으로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면서 “부가세를 병원이 대신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200만∼300만 원 하던 쌍꺼풀 수술을 50만∼60만 원까지 낮춘 병원도 있다. 지방이식수술도 200만∼3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떨어졌고, 턱수술은 1000만 원 이상에서 800만∼9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조성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회장은 “미용 목적이라고 하지만 취직을 위해 불가피하게 성형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부가세를 일방적으로 환자들에게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일시적으로 주름을 완화하는 보톡스와 필러를 미용 성형에 포함한 것에 반발해 최근 미용목적 성형수술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서 두 시술을 제외해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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