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출석 안해도 “A+ ”… 자격 안돼도 “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사립대 3곳-국공립 4곳… 교과부 감사서 부실 적발

남서울대는 교직과목을 20학점 이상 이수하고 전 학년 성적이 평균 B학점 이상이어야 교원자격 무시험 검정에 통과할 수 있는데도 18학점을 취득한 학생에게 교사자격증을 주고 성적이 기준에 못 미치는 학생을 교직과정 이수예정자로 뽑았다.

공주대는 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출석했다고 처리해 A+를 줬다. 강의시간의 4분의 3 이상을 출석하지 않은 학생 5명에게도 B+∼C+의 학점을 줬다. 경북대도 수업을 4분의 1만 들은 4명에게 F학점이 아닌 성적을 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실시한 ‘사립대 및 국공립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김세연 의원(한나라당)이 교과부에서 받아 4일 공개한 감사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세 곳과 국공립대 네 곳이 이렇게 학사행정을 부실하게 운영했다가 학생지원처장 교무처장 입학관리처장 등이 경고나 주의 처분을 받았다.

경복대는 2007∼2008년 여름 계절학기에 수강 인원이 적으면 강의를 하지 않고 과제평가만으로 학점을 줬다. 수강료 수입 1300만 원은 계절학기 운영과 아무 관련이 없는 교직원 46명에게 1인당 15만∼50만 원씩 지급됐다.

또 2009년 설립된 골프과를 다음 해에 없애는 과정에서 수시모집에 붙은 5명 중 2명을 세무회계정보과와 복지행정과 합격자로 처리했다. 이로 인해 두 학과의 예비후보자가 1명씩 탈락했다.

신라대는 전문계고 특별전형으로 일반고 특목고 학력인정학교 등 비전문계고 출신을 21명 뽑았다. 또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자격에 미달한 학생 5명의 지원을 허가했다.

목포대는 2007년 2학기∼2010년 1학기까지 교수 38명이 수업일수의 4분의 3 이상을 출석하지 않은 학생 101명에게 성적을 부여했다. 또 2008∼2010년 전문계고 졸업자 특별전형에서 모집단위와 출신고 이수학과가 일치하지 않는 지원자 19명을 합격시켰다.

2008년 2학기에는 교환학생 협정 체결로 1학년 75명이 중국 옌타이대에 납부한 1억5429만 원을 학비감면 장학금으로 지급한 것처럼 처리했다. 이에 따라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중 장학금 지표율이 14.6%에서 15.07%로 높아졌다.

방송대는 학기당 21학점까지 수강 신청할 수 있는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6명의 신청을 눈감아줬다. 57명에게는 성적 C+ 이하 과목에 대해 18학점까지만 재수강할 수 있는 규정을 어기고 21학점까지 신청하게 했다.

한편 교과부 산하 대학구조개혁위원회(위원장 홍승용 녹색성장해양포럼 회장)는 5일 첫 회의를 열고 대학구조개혁의 기본원칙과 운영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부실한 사립대의 판정기준 및 절차, 인수합병·퇴출을 심사하고 국립대의 선진화 및 통폐합을 논의할 방침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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