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 김종창 前금감원장 2차례 만나 로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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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부산저축銀 연착륙 기회달라며 구명 부탁”
삼화저축銀 대주주 이철수씨 자택 등 압수수색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50·차관급)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청탁을 받고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을 두 차례 만나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구명 로비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은 전 감사위원은 지난해 4월과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김 당시 금감원장을 각각 만나 “(저축은행에) 엄격한 기준으로 자산건전성을 분류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도록 하면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충격이 가고 금융시장 전체에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자구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연착륙에 필요한 시간과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은 전 감사위원은 김 당시 금감원장을 만나기 전 브로커 윤여성 씨(56·구속 기소)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감원의 검사 강도를 완화하고 부산저축은행의 정상화 노력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에게 설명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은 전 위원은 이 청탁과 함께 지난해 5∼10월 세 차례에 걸쳐 7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은 전 위원은 윤 씨에게 부탁해 친형을 지난해 3월 제주도의 한 호텔 카지노 운영업체에 감사로 앉혀 10개월간 급여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받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은 전 위원을 이날 구속 기소했다.

또 인천 효성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그룹이 경쟁 시행사의 사업권을 비싸게 인수하게 하고, 그 대가로 경쟁 시행사로부터 15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부산저축은행그룹 특수목적법인(SPC)인 효성도시개발㈜ 대표 장모 씨도 구속 기소했다. 또 장 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윤 씨도 추가 기소했다.

이날 검찰은 ‘세무조사 강도를 완화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방국세청 직원 이모 씨 등 3명과 이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부산지방국세청 국장 김모 세무사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17일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53·수감 중)에게서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58)의 여동생과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45)의 보좌관 곽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각각 1억8000만 원과 1억 원가량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신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경위와 돈의 성격, 사용처 등을 확인했다. 돈을 받는 데 두 전직 의원이 개입했는지 등도 추궁했다. 수사팀은 이르면 다음 주초 공 전 의원과 임 전 의원을 불러 신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대가로 청탁을 들어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16일 삼화저축은행 대주주이자 브로커인 이철수 씨(52) 자택과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관계 로비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씨 소재를 파악할 단서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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